▲ SK그룹 최태원 회장
[전국뉴스 하장호 기자] 지난 2013년 465억여 원의 펀드투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된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광복 70주년 특별사면 여부가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SK 계열사 간부들이 잇따라 비리에 연루돼 기소되고 있다.

인천 계양경찰서는 유조선 관련 일감을 주는 대가로 하청업체로부터 억대의 리베이트를 장기간 받아 챙긴 혐의(배임수재)로 SK인천석유화학 선박안전관리 담당 부장 A(55)씨와 선박대리점인 삼우해운 대표 B(55)씨를 구속하고, 모 선박회사 상무 C(52)씨를 불구속기소했다고 23일 밝혔다.

하청업체가 선박대리점과 선박회사에 금품을 상납하면 유조선의 입·출항과 관련해 일감을 받는 식이다. 상납한 금품의 대부분이 SK인천석유화학의 안전관리 총괄 담당인 A씨에게 전달된 것으로 나타났다.

SK인천석유화학은 인천 북항에 '돌핀항'이라는 이름의 부두 4개가 있으며 8년간 A씨와 B씨가 챙긴 금액만 24억원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두로 들어오는 유조선 관리를 둘러싸고 대기업 간부와 선박회사, 선박대리점, 하청업체 등이 상납으로 얽히고 설킨 먹이사슬 구조를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세월호 사고로 '해운비리'가 재조명되자 A씨와 B씨는 오히려 수사기관에 적발에 대한 위험수당 명목으로 리베이트를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6월 19일 SK인천석유화학 선박 안전관리 담당 부서 부장 C씨(55)와 해운(海運) 하청업체 대표 16명은 각각 배임수재와 배임증재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것으로 알려졌다.

C씨는 지난해 4월부터 최근까지 선박 대리점과 계약을 맺고 예선, 도선사, 줄잡이 등을 공급하는 하청업체들로부터 매달 2000만 원씩 총 2억6000만 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C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난해 4월까지 금품을 받은 혐의에 대해 상당부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6월 16일 YTN은 경찰이 평택 미군기지 공사 비리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평택 미군기지 공사 과정에서 뒷돈을 마련해 공사 관계자 등에게 전달한 정황을 포착했으며, 이에 서울 종로구 SK건설 본사와 평택 미군기지 공사현장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SK건설은 2008년 12월부터 2013년 11월까지 평택시 팽성읍 일대에서 4,300억 원 규모의 대규모 사업을 추진했으며, 이는 여의도 면적(8.4㎢)의 30% 가까이 되는 233만㎡ 부지에 상하수도와 전기 등 기반 시설을 마련하는 공사이다.

경찰은 SK 하청업체 관계자로부터 공사 관계자 등의 임시숙소를 짓는 과정에서 10억 원가량의 돈을 빼돌려졌다는 진술을 이미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청업체의 회계장부를 조작하는 방법으로 돈을 마련해 주한미군 관계자 등에게 전달했으며, 당초 알려진 5억 원가량보다 더 많은 것이다.

경찰은 이 과정에 SK건설 측이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돈을 받은 것으로 지목된 전 주한미군 관계자를 조사하기 위해 미국 사법당국에 수사 협조를 요청한 상태다.

이에 앞서 6월 15일 검찰은 공군 전자전 훈련 장비인 EWTS 납품 비리와 관련해 정철길 전 SK 이노베이션 대표이사를 소환해 조사했다고 밝혔다.

검찰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12일부터 정 대표를 참고인으로 불러 SK C&C가 이 회장과 공모해 EWTS 사업비를 부풀리는 과정을 보고받았거나 지시했는지 조사한 것으로 전했다.

SK C&C는 소프트웨어를 국산화한다는 명목으로 터키 방위산업체 하벨산, 일광공영 계열사들과 1,100억 원가량의 사업비를 나눠 가졌다가 수사 선상에 올랐으며, 연구 개발 명목으로 이규태 일광공영 회장과 함께 사업비를 5백억 원 이상 부풀린 혐의를 받은 바 있다. 이에 검찰은 이 회사 윤 모 전무와 공군 준장 출신인 권 모 전 상무를 구속 기소했다.

정 전 대표는 2009년 방위사업청·하벨산·SK C&C가 'EWTS 공급계약'을 맺은 당시부터 SK C&C에서 공공금융사업부문장(사장)과 IT서비스사업총괄 사장을 맡았으며, 2011년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정 대표는 올해 1월 SK이노베이션으로 자리를 옮겼다.

앞서 2013년 1월 최 회장은 계열사 자금 450억원을 빼돌려 선물·옵션에 투자한 혐의로 징역 4년 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SK그룹은 공식적인 지주회사인 SK주식회사와 SK C&C를 합병시켜 지배구조를 단순화해 거대 지주회사로 재탄생시켜 수감중인 최 회장의 지배력을 강화시켰다.

한편, 환자들의 동의 없이 2만3,000여 개 병원에서 처방전 7,802만 건을 불법 수집한 혐의로 SK텔레콤 육 모 본부장이 기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정보는 전국 약국에 판매됐으며, 차트관리업체와 SKT는 각각 건당 25원씩 받아 총 36억 원의 수익을 얻었다.

약국들은 종이 처방전을 다시 타이핑해야 하는 수고를 덜기 위해 건당 50원의 수수료를 주고 SKT로부터 처방 내역을 전송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SKT는 지난 3월부터 해당 사업을 중단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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