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09년 현대중공업이 완공한 세계 최초 FPSO 전문 'H도크' 전경.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전국뉴스 하장호 기자] 국내 조선업계가 엔화 약세에다가 해양플랜트 사업까지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중공업이 안팎으로 악재가 잇따르고 있어 이 위기를 어떻게 돌파해나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2015년 7월말 현재 매출 상위 5개 조선업체 은행별 여신액. (자료=정우택 의원실 제공)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정우택 위원장(새누리당)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조선업체 은행별 여신현황 자료에 따르면, 5대 조선사의 여신액 50조원 중 현대중공업그룹이 24조901억원으로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선업체별로는 현대중공업 여신이 수출입은행, 산업은행 등을 포함해 국내 은행계에서 13조7278억원, 외국 은행계에서는 2조6732억원 등 총 16조401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현대삼호중공업은 여신이 4조2006억원, 현대미포조선 3조4885억원 순이다.

▲ 지난 4일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본사 노조사무실 앞에서 조합원 2000여명이 참가해 파업을 벌였다. (사진=현대중공업 노동조합 제공)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1년 이후 해마다 영업이익이 감소하면서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1년 매출 53조7117억원을 기록하며 최고 영업이익 4조5610억원을 달성했지만 이후 매년 감소해 지난해는 3조2495억원이 넘는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또 올 상반기에도 매출 24조1742억원에 363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영업이익률도 지난 2011년 8.49%를 기록한 뒤 매년 줄어들어 지난해에는 -6.18%를 기록했다.

현대중공업(대표이사 회장 최길선, 사장 권오갑)은 지난 1973년 설립돼 조선사업은 물론 해양 플랜트, 엔진기계, 전기전자시스템, 건설장비, 건설에너지 분야 등 연관산업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왔으며, 국내에 있는 세계 최대 종합중공업 기업이다.

▲ 지난 2일 밤 10시10분쯤 울산 동구 현대주공업 작업장에서 사내하도급 근로자 이모씨(28)가 블록에 부딪혀 도크장 바닥으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현대중공업 노동조합 제공)

현대중공업이 대외적으로 업황 부진·침체로 영업 손실을 겪고 있다면, 내외적으로는 노조 파업까지 겹치면서 또 한 번 시련에 부딪혔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후 지난 2014년 10월부터 고강도 구조조정과 재무개선을 통해 경영 정상화에 나섰지만 노조가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달 26일, 지난 4일, 9일 등 4시간 동안 부분파업을 벌였으며 10일부터 오는 16일까지 4차례 부분파업을 하는 등 연쇄파업을 계획하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과 관련해 ▲임금인상 요구액 12만7560원(기본급 대비 6.77%, 호봉 승급분 별도) ▲직무환경수당 100% 인상 ▲고정 성과금 250% 이상 보장 ▲노후연금 현실화 ▲사내근로복지기금 출연 ▲사내하청업체 노동자 처우개선 등을 사측에 요구했다.

▲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1년 이후 영업이익이 매년 감소해 지난해에는 3조2495억원이 넘는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다. (자료=와이즈에프엔 제공)

아울러 현대중공업은 사내하도급 근로자가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해 작업 현장에서의 안전 부실 문제도 휩싸였다.

지난 3일 현대중공업 사회하청지회에 따르면 2일 밤 10시10분쯤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작업장에서 사내하도급 근로자 이모씨(28)가 크레인에 매달린 블록에 부딪혀 도크장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씨는 두개골 골절로 뇌출혈이 발생해 수술을 받고 현재 수면치료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같은 날 현대중공업 조선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에서도 사내하도급 근로자 조모씨(56)가 철체 구조물 사이에 끼여 부상을 입었다.

이밖에도 지난 6월 울산 현대중공업 대조립공장에서 철판 절단 작업을 하던 협력업체 직원 강모씨(44)가 작업 도중 선박용 철판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 지난 5월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사내 도로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협력업체 직원 박모씨(38)가 덤프트럭과 부딪혀 사망하는 등 현대중공업에서는 지난해 하도급업체 근로자 9명 이상이 산업재해 사고로 숨지며 악재가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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