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뉴스 하장호 기자] 19일 지난 1월 말 청년희망재단 취업 특강의 멘토로 나선 문주현 현대엔지니어링 인재육성팀 차장은 최근 어려운 건설시장 이야기부터 꺼냈다.

“중국, 인도 등 신흥국의 건설사들이 선진국과 손잡고 매우 빠른 속도로 추격해오고 있는 상황은 국내 건설사들에는 위기입니다. 미국에선 막대한 양의 셰일가스와 셰일오일을 저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되면서 세계적인 저유가가 지속될 전망이죠. 산업플랜트의 핵심이 원유 정제인데 굳이 팔리지 않을 저가 원유를 생산하기 위해 플랜트를 지을 고객이 사라지고 있는 겁니다. 일부 발주처는 이미 계약 후 플랜트 건설이 끝났는데도 핑계를 대며 인수를 미루기도 하고요.”

이 같은 어려운 시장 상황은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도 위기일 수밖에 없다. 위기를 헤쳐나갈 답은 철저한 준비 속에서 찾을 수밖에. 이에 현대엔지니어링 등 건설사 취업을 희망하는 30여 명의 청년들이 그를 마주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종합건설 서비스를 제공하는 EPC 기업이다. EPC란 설계(Engineering), 조달(Procurement), 시공(Construction)의 영문 첫 글자를 딴 말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이 가장 강점을 가진 사업 부문은 화공(화학공학)플랜트다. 원유 정제 및 가스 처리와 이를 위한 설비 등을 담당한다. 발전 및 에너지 부문(화력, 원자력, 디젤 발전 등)은 새로운 기술은 나오지 않고 정해진 스펙에 의해 시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많은 회사가 뛰어들어 가장 경쟁이 치열하다. 토목 및 환경 부문은 도로, 항만, 공항 등 대규모 사회간접자본시설의 설계와 건설 등을 담당한다.

이 중 상하수도 폐기물 처리는 현대엔지니어링의 미래 주력사업 중 하나다. 미래에는 건설·시공사에도 환경 보호가 가장 중요한 화두다. 이 밖에도 사업 분야는 산업플랜트, 건축, 주택, 자산관리 등으로 세분화된다.

 

문주현 현대엔지니어링 인재육성팀 차장은 1월 26일 청년희망재단에서 열린 취업 특강에서 “어느 회사에서든 인턴 경험을 꼭 쌓을 것”을 강조했다.(사진=청년희망재단)
문주현 현대엔지니어링 인재육성팀 차장은 1월 26일 청년희망재단에서 열린 취업 특강에서 “어느 회사에서든 인턴 경험을 꼭 쌓을 것”을 강조했다.(사진=청년희망재단)

 

경기 어려울수록 전공·직무 적합성 중요
이공계도 실무영어와 인턴 경험 필수

이처럼 기업의 사업이 세분화·전문화되면서 취업시장에서의 채용도 소수의 전문성을 가진 인력을 뽑는 경향으로 변모했다. 더욱이 중국의 저성장과 신흥국의 경기침체라는 대외적 요인과 정년퇴직자 감소와 대학 졸업자 증가라는 대내적 요인이 양쪽에서 압박하는 상황. 이 같은 위기를 돌파하는 취업전략으로 문 차장은 우선 스스로를 제대로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자신의 적성을 모르고 무조건 대기업에 지원하는 건 ‘미끼 없이 낚시하는 것’과 같다”고 설파했다. 입사 지원 전에 자신이 희망하는 직업군이나 산업군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조언이 뒤따른다. 무엇보다 실제 채용에 관여하는 면접관은 한두 명의 인사 전문가를 제외하면 모두 현업 전문가라는 점을 강조했다. 지원자의 전문성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다. 특히 경기가 어려울 때는 직무 적합성이 더욱 중시되므로 “전공과목에 대해서는 재이수를 해서라도 반드시 좋은 학점을 받을 것”을 귀띔했다.

이제 화살은 어떤 과녁에 겨눌 것인가. 기업마다 다른 고유의 선발모형을 파악해야 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채용에 현대자동차그룹의 자체 인·적성 검사인 에이치맷(HMAT) 활용도를 확대할 전망이다. 전체 채용 과정에서는 서류 합격자 비율을 줄이고 역량 중심 면접을 강화하는 추세다. 채용 면접을 전담하는 전문 인력도 양성하고 있다. 문 차장은 “건설사는 ‘도전’을 회사 비전으로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입사 지원자는 큰 도전을 해본 경험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제 이공계 학과 졸업생들에게도 영어 실력은 필수다. 중요한 건 점수보다 실무 능력이다.

“우리 회사 영어 면접에서는 외국인 두 명이 면접자 한 명을 테스트합니다. 실제 업무에서도 영어 사용 비중이 높습니다. 해외 고객과는 영어로 이메일을 주고받고, 회의도 영어로 진행합니다. 영어 실력이 부족하면 회의가 끝난 뒤 한국인끼리 다시 회의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영어 이외의 제2외국어를 배워두면 다른 지원자와의 차별점을 구축할 수 있다. “중남미, 아프리카, 러시아 등 신흥국에서 사용하는 언어(스페인어·프랑스어 등)는 6개월 정도 공부하면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데, 채용 시엔 이 정도 실력만 돼도 어필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외국어와 함께 해외 봉사활동, 해외 인턴 등 학교 밖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아 이(異)문화 적응력을 높이는 것 또한 중요하다.

그는 마지막으로 “어느 회사든 인턴 경험은 꼭 쌓을 것”을 강조했다. 최근 기업은 채용의 기회비용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으로 검증된 인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으며, 실제 현대엔지니어링 역시 많은 수의 인턴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인턴 생활을 해보면 매일 허드렛일만 하고 별달리 할 일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떠한 사소한 경험을 통해서도 업무를 배우고 대인관계를 쌓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상사가 복사를 시킨다면 그것은 중요한 문서이기 때문일 것이고, 커피 심부름을 시킨다면 그 대상은 중요한 사람일 것입니다. 인턴을 통해 직장 경험을 풍부히 쌓으십시오.”

현대엔지니어링 채용, 이것이 궁금하다

Q. 플랜트시장 경기가 어려운데 향후 동향은 어떠하며 취업준비생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A. 학교에서는 플랜트 관련 교육을 받기 어렵다. 한국플랜트산업협회에서는 미취업자·재직자 교육, 해외 인턴 등을 국비로 지원하고 있어 실무에 필요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이란 경제제재 해제, 셰일가스 증산 등으로 플랜트시장은 계속 어려울 전망이다.

Q. 신재생에너지사업은 유망하지만 현재 사업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다. 앞으로 사업 발전 방향은.
A. 우리 회사의 미래 핵심사업 분야이자 모든 건설사의 관심사다. 사업 초기라 전 세계적 기술 수준이 낮고 실제 수주는 거의 일어나고 있지 않지만, 세계적 기업들은 콘퍼런스를 열어 기술을 공유하고 있고 우리 회사도 꾸준히 참석하고 있다.

Q. 건설업은 해외 파견 근무가 많은데 언제, 얼마 동안 가야 하나.
A. 신입사원은 필수인가.현대그룹 계열사의 경우 직종마다 다르다. 보통 시공 부문은 입사 직후 해외로 나가고, 설계를 포함한 그 밖의 부문은 경력 4~5년 차가 됐을 때 나간다. 그렇지만 또 개인마다 다르고 그 격차가 크다. 체류기간은 보통 플랜트 분야 2~3년, 건축은 4~5년 정도다.

Q. 여성 채용 비율은 어느 정도인가.
A. 우리 회사의 주요 사업 대상국은 이슬람 국가인데 이곳은 여성 인권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치안이 불안정해 여성이 일하기 힘든 환경이다. 설계나 환경 등 국내 근무가 가능한 업종을 제외하고 해외 근무가 필요한 부문에선 여성 채용이 많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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