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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5 합의 정신 존중…노동개혁, 현장에서 열매 맺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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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2.23  22:3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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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홍근 한국노동연구원 노사관계연구본부장
[전국뉴스]한국 경제는 전반적인 저성장 기조로 진입하는 가운데 급속한 기술혁신과 글로벌 경쟁, 저출산·고령화 등의 중첩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낮은 고용률, 비효율성, 기업규모와 고용형태에 따른 양극화, 청년고용문제 등 노동시장의 위기도 심화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의 노동시장과 노동정치에는 과거 30여년의 고도 성장기에 형성된 고용노동 질서와 관행이 온존해 있어 급변하는 환경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도처에서 구조적인 문제와 비효율, 갈등이 초래되고 있다.

한국 경제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이러한 상황을 노동시장 영역에서 타개하기 위해 정부는 노사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청년고용문제 해소와 일자리 창출 기반 확충을 목표로 노동개혁을 추진해 왔다.

노동개혁의 주요 내용은 낡은 노동시장의 제도와 관행을 개혁하여 공정하고 유연한 노동시장을 만들고 노동시장 이중구조 완화와 사회안전망을 확대하는 것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새 정부 출범 이래 지난 3년간 노동개혁은 핵심적인 국정 과제로 자리해 왔고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지만 그와 함께 적지 않은 과제를 남기고 있다.

정부는 노사정 대화와 타협을 통한 노동개혁을 추진하기 위해 2014년 9월부터 노사정위원회에서 노동개혁 논의를 시작하여 그 해 12월 ‘노동시장 구조개선의 원칙·방향에 대한 기본합의’를 도출하였다.

이후 기본합의 내용을 토대로 우선 논의 과제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개혁과제에 대한 합의를 이루기 위해 논의를 계속하여 2015년 9월15일 총 8대 분야 65개 과제에 대한 역사적인 노사정 합의(‘노동시장 구조개선을 위한 노사정 합의-사회적 대타협’)를 도출하였다.

9·15 노사정 대타협은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 타결된 1998년 2월 노사정 합의 이후 노동시장 구조 개혁을 위해 노동문제 전반에 거쳐 17년 만에 이루어진 합의로 최근 저성장과 고용창출력 저하라는 저강도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새로운 일자리 창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노동시장 개혁을 추진하기로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또한 9·15합의는 노사의 결단으로 이루어진 타협의 산물로서, 노사 일방의 희생과 양보를 강요하지 않고 근로자와 기업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 나갈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이번 노동개혁은 현재진행형으로서 우여곡절을 거쳐 9·15 대타협에까지 이르렀지만 최근 노총의 9·15합의 파기 선언 등 노동계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기 어렵다.

현재까지 진행된 상황을 두고 볼 때, 가장 큰 의미는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에서의 공론화 과정을 거쳐 우리 노동시장의  문제를 진단하고 구조개혁의 목표와 방향을 분명히 제시하였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2013년 ‘고용률 70% 달성’을 주요 국정 목표로 제시한 연장선상에서 노사정의 대화와 타협을 통해 청년고용 활성화,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사회안전망 확충이 우리 노동개혁의 기본 방향이라는 점을 천명한 것은 적지 않은 의미를 지닌다.

9·15합의는 노동시장 개혁 방향에 대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비록 합의 수준의 편차는 있지만 방대한 내용의 합의를 도출하는 데 성공하였고 이는 향후 중장기적으로 우리 노동개혁의 추진을 위한 청사진으로 기능할 가능성이 높다.

나아가 정부가 주도해 오던 종래 노동개혁의 낡은 틀을 깨고 노사정 등 경제사회 주체들이 함께 고민하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노동개혁을 추진한다는 입장을 견지했고 이러한 입장에서 9·15 합의를 도출했다는 점 역시 높이 평가할 만하다.

9·15 합의는 노사 중앙조직의 대표성이 취약하고 상호간의 신뢰가 낮은 것으로 평가되어온 우리 사회에서도 대화와 타협 중심의 연성정치(soft politics)가 가능하며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특기할 만하다.

또한 노동개혁을 둘러싼 공론화 과정에서 주요 쟁점을 바라보는 경제사회 각 주체들의 시각과 바라는 바가 분명히 드러났고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이 노동개혁 쟁점들을 둘러싸고 치열하게 고민하고 논쟁했다는 점, 그리고 9·15 합의에 이르기까지의 과정 및 그 이후의 과정에서 우리 노동정치의 역량과 아울러 그 한계를 확인하게 되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성과 중의 하나이다.

현재 노동개혁은 새로운 난관에 직면해 있으며 풀어야 할 과제에 봉착해 있다. 핵심은 과정관리(process management)이다.

통상해고 및 취업규칙 변경 가이드라인 등 이른 바 킬러 이슈를 둘러싸고 전개된 일련의 노정갈등과 현재 상황은 노동개혁 쟁점을 다루는 데 있어 과정관리가 매우 중요함을 일깨워주었다.

단기성과주의의 유혹에 빠지지 말고, 무엇이 목적이고 무엇이 수단인지를 잘 분별하여 ‘수단목적 전치’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할 것이다.

이유여하를 떠나 현재와 같이 노동계가 9·15 합의를 부정하고 노동개혁을 위한 일체의 대화가 중단된 상황은 비정상이며 조속히 타개되어야 한다.

9·15 합의는 일종의 청사진이며 궁극적인 노동개혁은 현장에서 열매를 맺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신뢰라고 하는 사회적 자산을 복원하려는 노력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정부를 필두로 노사정 세 주체가 모두 9·15 합의 정신을 존중하고 성실하게 합의를 이행하는 것 이외에 다른 길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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