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뉴스 = 고병용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낮(미국 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6월12일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는 데 의견을 함께 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양 정상은 최근 북한이 보인 한미 양국에 대한 태도에 대해 평가하고, 북한이 처음으로 완전 비핵화를 천명한 뒤 가질 수 있는 체제 불안감의 해소 방안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의 개최에 대한 북한의 의지를 의심할 필요가 없다며 북미 간에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비핵화와 체제 안정에 대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북한이 비난한 맥스 썬더 한미연합군사 훈련의 종료일인 25일 이후 남북 고위급회담을 비롯한 대화재개가 이루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양국 정상은 판문점 선언에서 남북이 합의했던 종전선언을 북미정상회담 이후 남북미 3국이 함께 선언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간 단독회담은 22일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열렸다.

회담은 기념사진 촬영, 트럼프 대통령의 모두발언, 문 대통령 모두 발언 순으로 진행됐으며, 기자들의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답변 하던 중 “문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인 게 행운”이라는 말이 나오자, 문 대통령은 커다란 함박웃음을 지었고 참석자들도 큰 웃음을 터뜨리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모두발언을 통해 “문 대통령님과 나는 오랫동안 알아 왔고, 아주 좋은 친구가 되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여러 가지 문제에 있어서 협력하고 있다. 물론 북한 문제가 가장 큰 협력 의제이며, 그 외에도 한국과의 무역도 논의할 것”이라며, “싱가포르 회담이 열릴지 안 열릴지는 두고 봐야 될 것이고, 만일 그것이 열린다면 북한에게도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국내 일정으로 매우 바쁘고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중요한 시기에 이렇게 많은 시간을 내어 주시고, 또 따뜻하게 환대해 주셔서 감사드린다”며 “‘힘을 통한 평화’라는 대통령님의 강력한 비전과 리더십 덕분에 사상 최초의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게 되었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세계평화라는 꿈에 성큼 다가설 수 있게 되었다. 바로 트럼프 대통령이시기 때문에 지난 수십 년 간 아무도 해내지 못했던 일을 바로 트럼프 대통령께서 해내시리라고 저는 확신 한다”고 덧붙였다.

모두 발언 후 미국측 기자들로부터 예정에 없던 질문이 시작되었고 몇몇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정상들이 답변하는 시간을 가졌으며, 문재인 대통령은 “저는 트럼프 대통령께서 북미정상회담도 반드시 성공시켜서 65년 동안 끝내지 못했던 한국전쟁을 종식시키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룸과 동시에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북미 간에도 수교를 하고, 정상적인 관계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 한다”며, “그것은 세계사에 있어서 엄청난 대전환이 될 것이며, 중요한 대전환의 위업을 반드시 이뤄내도록 저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 기자가 “최근에 청와대에서 중재자 역할 강조한 바 있는데, 지금 국면에서 정부의 역할 어떻게 할 수 있나, 북 태도 변화 우려 나오는데 대통령의 생각은 어떠한가?”라고 질문하자 문 대통령은 “최근의 북한의 태도 변화 때문에 북미정상회담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걱정하는 것이 있는데, 저는 북미정상회담이 예정대로 제대로 열릴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라고 답변했다.

또 “저의 역할은 미국과 북한 사이의 중재를 하는 그런 입장이라기보다는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서, 또 그것이 한반도와 대한민국의 운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미국과 함께 긴밀하게 공조하고 협력하는 관계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고 마무리했다.

◇정의용 靑국가안보실장, "북미정상회담 99.9% 성사…여러 가능성 대비"

북한이 남북고위급정상회담을 돌연 취소하는 등 우리나라와 미국에 적대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청와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22일(현지시간) "북미정상회담은 지금 99.9% 성사된 것으로 본다. 다만 여러 가능성이 있을 수 있어 대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북미정상회담을 채 한달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 나온 북한의 입장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적지 않으며, ‘판문점 선언’을 파기하려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는 상태다.

하지만 22일(현지시간)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을 수행하는 정의용 실장은 미국 워싱턴으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에서 북한의 돌발행동에 따른 한반도 경색 국면과 관련해 이와 같이 밝혔다.

특히 정 실장은 한미정상회담과 관련 "두 분의 만남이 목적이 아니라 이후 상황을 어떻게 잘 이끌어 갈 것이냐에 대한 솔직한 의견 교환이 주목적"이라며 "그래서 정상회담 진행 방식도 과거와는 달리 두 정상 간 만남을 위주로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이어 "회담에서 6.12북미정상회담을 어떻게 성공적으로 성사시키고 중요한 합의를 이룰 수 있게 할지, 그 합의를 어떻게 잘 이행할 것인가에 대한 허심탄회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며 "대개 정상회담은 사전에 합의문 등 사전조율을 끝나는 게 관행이지만 이번은 그런 게 일절 없이 두 가지 토픽만 갖고 만난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최근 북한의 태도 변화와 관련 "북한 측 입장에서 우리가 좀 이해하는 방향으로 고민하고 있다"며 "한미는 북한이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오도록 어떻게 협력하고 어떤 것을 어떻게 해줘야 하는지 다양한 논의가 실무 차원에서 있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번 정상회담 오직 북한과 관련된 주제만을 논의하는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적으로 양국정상의 회담은 사전에 많은 조율을 하는 등 합의문도 완성 되지만, 이번 회담에서는 사전 절차가 전혀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북미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서 회담이 열리는 것이다.

또한 배석자 없는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워싱턴 회담에서 북미정상회담 등 한반도 평화와 관련된 실질적인 대책이 도출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주요 외신, “문재인 대통령 핵심 중재자로 부상…평화의 키 쥔 핵심 열쇠”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정상회담이 3주정도 밖에 남지 않았지만, 북한이 과연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폐기(CVID)를 이룰 것인지에 대한 의심이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트위터를 통해 북중 국경에 구멍이 많다고 지적하면서, 중국이 비핵화 협상 서명이 이뤄질 때까지 북한의 계속 제재해야 한다고 촉구해 눈길을 끌었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트 유닛의 한국 및 일본 전문가인 아가테 롬은 WSJ에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가 (북미정상회담에) 계속 관심을 갖게 하고, (회담에서) 뭔가 얻을 것이란 확신을 계속 가지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과 북한을 협상테이블에 앉게 하는 계획에 있어 '핵심 중재자'로 부상했다면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두번이나 만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트럼프와 김 위원장의 '직통채널'이긴 하지만, 워싱턴과 평양의 분위기를 가능한 오랫동안 호의적으로 유지하는게 문재인 대통령이 임무라고 평가했다.

CNN도 트럼프 대통령 보좌진들 사이에서 북한에 대한 회의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의 이번 워싱턴 방문이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조지프 윤 전 미국 국무부 대북대표는 CNN에 "트럼프 대통령이나 김정은 등 그 누구보다도 문재인 대통령에게 더 달려있다"며 "문대통령은 회담개최를 분명히 하는 데 절실하며, 그래서 최선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영국 가디언 역시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22일 열리는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주목된다고 21일 홈페이지 톱기사로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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