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회장 퇴진운동까지 벌어져…주주들 집단 소송까지 '설상가상'

[전국뉴스 = 이화진기자] 아시아나 항공의 기내식 대란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퇴진 운동, 청와대 청원 등 사회 전방으로 번지고 있어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또 엎친데 덮친격으로 아시아나 기내식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협력업체 대표가 과도한 물량을 감당하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이와 함께 사측이 여승무원을 대상으로 박삼구 회장에게 과도한 의전을 요구했다는 갑질 의혹이 연일 제기되면서 사면초가에 빠진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며 아시아나의 기내식 대란은 미리 예견돼 있던 일로 받아들여진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달 초인 1일 기내식을 제때 제공하지 못해 80편 중 53편 항공기의 출발이 지연됐다. 이중 기내식을 제공하지 못한 항공편은 36편에 달했다.

기내식 대란은 7일 소강상태로 접어들었지만 이번 사태의 원인이 자금 압박에 시달리던 아시아나가 기내식 공급 업체를 무리하게 교체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갑질논란'으로 전화됐다.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는 지난달 30일을 끝으로 기내식 공급업체인 독일 루프트한자 그룹 계열사인 LSG스카이셰프코리아(LSG)와 관계를 청산했다.

이는 금호홀딩스가 발행한 16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20년 만기 무이자로 사 줄 것을 LSG 측에 요구했다가 거절당한 뒤 이뤄져, 일각에서는 아시아나측이 LSG측에 무리한 투자를 강요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결국 아시아나항공은 1600억원을 투자한 중국 하이난 그룹 계열사인 게이트고메코리아와 계약을 맺었지만 지난 3월 게이트고메코리아가 새로 짓고 있던 기내식 공장에 불이 나면서 샤프도앤코와 3개월 임시 계약을 맺었다.

이후 계약 첫날이던 지난 1일 기내식 생산업체가 제대로 기내식을 공급하지 못해 '노밀사태'가 발생했으며, 아시아나항공과 기내식 납품 계약을 맺은 샤프도앤코의 협력사 대표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은 계약을 맺은 업체 샤프도앤코가 제때 기내식을 조달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내식 포장을 담당한 샤프도앤코는 공급 가능한 일일 기내식 분량이 3000인분에 불과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이 요구하는 3만인분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샤프도앤코는 조리된 음식을 식판에 담고 배열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샤프도앤코는 아시아나항공과 계약을 체결할 당시 음식 공급이 30분이 늦으면 수수료를 물지 않거나 1시간 이상 늦어지면 전체 음식값의 일부를 주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샤프도앤코의 협력업체들이 상당한 압박을 받은 것으로 예상되며, 보상금과 납품에 대한 심리적 압박으로 협력사 대표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유족들은 경찰 조사에서 “전날 기내식 납품 문제로 많이 힘들어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유족과 회사 관계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기내식 대란이 4일째 이어진 이달 4일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 여러분께 우리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사태로 인해서 심려를 끼친 것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로 숨진 협력사 대표와 유가족에게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현장에서 직원들이 고생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박삼구 회장 퇴진운동에 주주들 집단 소송까지 '설상가상'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이달 4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했지만 기내식 대란으로 붉어진 이번 사태가 좀처러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나 항공 직원들은 이달 초부터 박 회장의 갑질을 폭로하는 집회를 열고 있으며, 주주들은 집단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대란이 여전히 논란인 가운데 박삼구 회장이 여승무원들을 ‘기쁨조’ 역할로 동원했다는 동영상까지 공개 되면서 박 회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확산되고 있다.

특히 해당 영상에는 아시아나항공 여승무원 교육생들이 줄지어 율동과 함께 노래를 부르며 “새빨간 장미만큼 회장님 사랑해. 가슴이 터질 듯한 이 마음을 아는지” 등 사이비 종교에서나 볼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어 보는 사람마다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또 최근 아시아나항공에서 재직중인 승무원 A씨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박삼구 회장과 회사의 갑질행태를 말하며, “박 회장 방문 시 눈물을 흘린다”며 “일단 박 회장이 들어오기 전에 3명에서 4명 정도를 골라 복도에서 걸어오실 때 달려가서 반기는 역할을 정한다”며, “박 회장을 가운데 끼고 삥 둘러서서 ‘회장님 보고 싶어 밤잠을 설쳤습니다’ ‘어젯밤 꿈에 회장님이 나오실 정도였다’ 등등 준비된 멘트를 한다”고 폭로해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아시아나 직원들 뿔났다…노조 등 경영진 규탄 촛불 집회 나서

이달 초인 지난 4일 아시아나항공 노조는 6일과 8일 이틀간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아시아나 항공 '노밀 사태 책임 경영진 규탄 촛불문화제'를 열겠다며 종로경찰서에 집회신고서를 제출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기내식 대란은 물론 아시아나항공과 하청업체와의 불공정 거래와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의 사익 편취 등의 의혹에 대한 수사 촉구와 기내식 대란으로 숨진 협력업체 대표에 대한 추모가 진행됐다.

이날 집회에는 아시아나항공 직원을 비롯해 시민 등 약 300명의 인원이 모였으며, 직원들은 기내식 대란으로 목숨을 끊은 기내식 공급업체 샤프도앤코코리아의 협력업체 대표를 추모하는 의미로 검은색 옷을 입고 가면과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다.

이들은 박삼구 회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내용의 '승객·직원 굶기는 갑질삼구 OUT' '39 OUT!' 등이 적힌 피켓도 들었다.

집회 참가 직원들의 자유발언도 이어졌다. 자신을 10년차 직원이라고 밝힌 한 참석자는 "아시아나항공은 부채가 600%가 넘는 좀비기업이고 여기 오신 여러분도 모두 좀비"라며 "좀비기업이 살아나려면 박삼구 회장이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박창진 사무장을 포함한 대한항공 직원연대 일원 10여명도 참석해 아시아나 직원들에 연대의 의사를 밝혔다. 발언을 가진 박 사무장은 "저희도 불과 두달전에 이자리에서 너무나 떨리는 마음을 안고 똑같은 심경으로 구호를 외쳤다"며 "박삼구나 조양호나 마찬가지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기내식 대란이 벌어진 이후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오픈 채팅방을 만들어 연일 총수 일가의 갑질과 비리를 고발하고 있다. 직원·시민의 참여가 이어지며 1000명이 정원인 채팅방은 현재 3개까지 늘어난 상태다.

저작권자 © 전국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