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안 유천리 요지' 3구역 발굴현장 전경.

[전국뉴스 = 이화진기자] 문화재청(청장 김종진)의 허가를 받아 부안군(군수 권익현)과 전북문화재연구원(원장 김규정)에서는 사적 제69호인 '부안 유천리 요지(扶安 柳川里 窯址)'를 조사했다.

부안 유천리 요지에서는 고려 시대 요업 관련 시설로 추정되는 대형 건물지가 확인됐으며, 유적의 현장 설명회는 오는 26일 오전 10시 30분에 발굴현장에서 개최된다.

부안 유천리 요지는 고려 시대 최고급 상감청자를 비롯해 다양한 자기가 제작된 곳으로 알려졌었다.

이번 유천리 요지 3구역에 대한 3차 발굴은 요업과 관련된 시설물을 확인하기 위한 조사로 지난해 12월부터 시작해 오는 8월 마무리될 예정이다.

현재까지 ▲요업 관련 시설로 추정되는 대형 건물지(建物址) ▲소규모 작업장 ▲최상급 자기(청자·백자) 조각 ▲각종 도범(陶范, 도자기 거푸집) 조각과 요도구(窯道具, 도자기를 구울 때 사용되는 도구) 등이 확인됐다.

조사 지역인 유천리 요지 3구역은 완만한 구릉을 평탄하게 조성하고 동-서방향의 석축을 설치해 요장(窯場, 도자기 굽는 곳) 전체를 몇 개의 구획으로 분할하고 있다.

조사 지역 중앙에 자리한 석축은 길이가 동-서로 약 38m, 잔존 높이는 최대 42㎝로 약 4단 정도가 남아 있다.

석축의 안쪽으로 정면 5칸, 옆면 1칸의 대형 건물지를 지었다.

건물지와 석축 주변에는 도자기 제작을 위한 부속시설로 보이는 유구들이 확인됐으며, 건물지의 서남쪽에 가까운 유구 내에서는 '관(官)' 자명 기와가 출토됐다.

출토유물은 오목새김, 상감(象嵌), 상형(像型) 등의 기법으로 무늬를 새긴 사발·접시·매병(梅甁)·향로·합(盒, 놋그릇)·자판(瓷板, 타일)·의자(墩)·연적 등의 자기와 도범 조각, 기와, 요도구 등이 있다.

3차에 걸친 발굴조사에서 확인된 자기가마, 건물지, 고급자기, 도범 조각, '관(官)·신동(申棟)' 명이 새겨진 기와 등을 미루어 볼 때 유천리 요지 3구역은 왕실에 공납하는 최상급 관용(官用) 자기를 생산했던 곳으로 판단된다.

그동안 부안 유천리 요지는 2015년부터 2016년에 걸쳐 1차 시굴조사가 이뤄졌으며, 2차 발굴조사는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이뤄졌다. 두 차례의 조사 결과 고려 시대 자기요지 1기와 건물지 2동을 확인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번 3차 발굴조사를 통해 자기제작과 관련된 건물지 등이 확인됨으로써,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자기 제작공정과 운영 실태를 밝혀내는 성과를 거뒀으며, 앞으로 자기요지의 경관을 복원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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