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희호 여사 생전 모습=사진 김대중평화센터 제공.

[전국뉴스 = 고병용기자]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97세를 일기로 어젯밤(10일) 11시 37분 별세 했다.

이 여사는 노환으로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아오다 어젯밤 병세가 악화돼 오후 11시37분 끝내 눈을 감았다.

이 여사의 분향소는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1호에 마련됐다.. 김대중평화센터에 따르면 조문은 11일 오후 2시부터 가능하다.

1922년 태어난 이 여사는 대표적 여성운동가로 활동하다 1962년 故 김 전 대통령과 결혼해 정치적 동지로서 격변의 현대사를 함께했다.

유족으로는 김홍업, 홍걸 2남이 있다. 가족 측의 의사에 따라 사회장으로 치러 진다.

발인은 14일 오전 6시다. 장지는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이다. 장례예배는 14일 오전 7시 신촌 창천교회에서 열릴 예정이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10일밤 페이스북에 "현재 가족 측에서는 사회장으로 모실 것을 고려하며 장례위원장으로는 권노갑 고문, 장상 전 이화여대 총장을 모시려고 한다"며 "5당 대표들을 사회장 장례위 고문으로, 현역의원은 장례위원으로 모시려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8월18일 오전 서울 국립현충원 현충관에서 고 김대중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기 앞서 고 김대중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와 환담을 나누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이희호 여사의 별세에 “여사님은 우리 시대의 대표적 민주주의자”라고 추모했다.

북유럽을 순방중인 문 대통령은 새벽 이날 핀란드에서 SNS글을 통해 “오늘 이희호 여사님께서 김대중 대통령님을 만나러 가셨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조금만 더 미뤄도 좋았을텐데, 그리움이 깊으셨나보다”며 “평생 동지로 살아오신 두 분 사이의 그리움은 우리와는 차원이 다르지 않을까 생각해보았다”고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여사님 저는 지금 헬싱키에 있다”며 “부디 영면하시고, 계신 분들께서 정성을 다해 모셔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여사님은 정치인 김대중 대통령의 배우자, 영부인이기 이전에 대한민국 1세대 여성운동가”라며 “대한여자청년단, 여성문제연구원 등을 창설해 활동하셨고, YWCA 총무로 여성운동에 헌신하셨다. 민주화운동에 함께 하셨을 뿐 아니라 김대중 정부의 여성부 설치에도 많은 역할을 하셨다”고 회고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오늘 여성을 위해 평생을 살아오신 한명의 위인을 보내드리고 있다”며 “여사님은 ‘남편이 대통령이 돼 독재를 하면 제가 앞장 서서 타도하겠다’ 하실 정도로 늘 시민 편이셨고, 정치인 김대중을 ‘행동하는 양심’으로 만들고 지켜주신 우리 시대의 대표적 신앙인, 민주주의자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지난해 평양 방문에 여사님의 건강이 여의치 않아 모시고 가지 못해 안타까웠다”며 “평화의 소식을 가장 먼저 알려드리고 싶었는데 벌써 여사님의 빈자리가 느껴진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두 분 만나셔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계시겠지요. 순방을 마치고 바로 뵙겠다”며 “하늘 나라에서 우리의 평화를 위해 두 분께서 늘 응원해주시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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