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에도 차려진 천안함 희생자 분양소

천안함 침몰사고 희생자를 애도하기 위한 합동 분향소가 주미대사관을 비롯해 세계 재외 공관에 설치됐다.각국 해외 공관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안타까운 소식을 들은 재외동포들과 지사, 상사 주재원, 유학생 등이 찾아 희생자의 넋을 기리는 모습을 YTN인터내셔널을 통해 해외 동포들은 시시각각 접하고 있다.

그러나 라오스주재 대한민국 대사관의 상황은 크게 다르다. 상주인 대사관직원은 오간데 없고 텅 빈 분양소조차 일반인들이 찾기에는 철옹성처럼 부담스러운 곳이 되어 버렸다. 입구에서부터 왜 이곳을 찾아야 했는지 교민들은 구구절절이 이유를 달아야 하고 일일이 방명록에 이름을 기재해야 함은 물론 국가의 녹을 받는 대사관 직원들의 얼굴을 쳐다보기는 하늘의 별따기처럼 높고 높을 뿐이다.

이날 순국 장병들을 조문한 기자는 외교부 보고를 위한 전시행정을 접하고 기가 막혀 말문이 막혀 버렸다. 라오스 대한민국 대사관 분향소를 담당한 영사는 교민이 방문여부에는 관심조차 없고 왔으면 향이나 지피고 가라는 식이다. 또 취재기자에게는 보든 말든 마음대로 하고 사진이나 예쁘게 촬영해 보도하라는 정도였다. 이 모습을 보며 도대체 대한민국 정부는 왜 이런 일을 공관원들에게 지시하는지 개탄스러울 따름이다.

가슴에서 우러나는 재외동포들의 조문이 아니라면 굳이 돈 들여가며 과연 이럴 필요가 있었을까하는 생각이 우선 앞서는 것도 기자만의 생각이 아닐 것이다. 주 라오스 대한민국 대사관 관계자가 보는 앞에서 과연 얼마나 많은 교민들이 순국 장병들의 분향소 설치를 알고 있는지 전화를 걸어 보았지만 3명 중 단 한명도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

또한 이날 대사관을 찾아 온 교민에게 “분향을 위해 찾았는가”를 담당영사가 보는 앞에서 물어 보았다. 그러나 “업무적인 일로 이곳을 방문했을 뿐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답변했다.

그렇다면 분향소 설치는 정부의 취지와 전혀 다른 전시행정으로 국고의 낭비일 뿐이다. 이곳 교민들의 정서와 상관없이 진행되는 대사관의 직원들의 행태는 이명박 정부의 나라사랑 취지를 무색케 할 뿐 아니라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반감을 유도하고 있다.

주 라오스 대사관 직원들에게 라오스 교민들은 관심조차 없다. 그저 임기를 채우고 가면 그만일 뿐이다. 왜 이번 조문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공감대를 형성해 애도해야 하는지 조차 모르는 주 라오스 대한민국 대사관의 작태가 한심할 뿐이다. 이런 조문이라면 국민의 세금을 추렴해 강제하는 순국 장병들의 애도는 하지 말았어야 옳았다는 생각을 떨쳐 버릴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