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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군, 일제강점기 한글 표기 문화재 추진
이화진 기자  |  qlee509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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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04  13:2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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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뉴스 = 이화진기자] 그동안 크게 주목받지 못한 채 길가에 홀로 세워졌던 하동지역 독립운동가의 작은 비석 하나가 행정과 한 재야사학자의 노력으로 세상 밖으로 나와 문화재 등록이 추진되고 있다.

하동군과 경남독립운동연구소는 일제강점기인 1939년 세워진 하동 출신 독립운동가 하우(何尤) 김홍권(金弘權·1892∼1937·양보면·건국훈장) 선생의 비석을 국가문화재로 등록 추진한다고 4일 밝혔다.

이 비석은 하동군 양보면 운암리 173-5 도로변에 서 있다.

최근 비문을 분석하고 문화재 등록을 신청한 재야사학자 정재상 경남독립운동연구소장은 "이 비석은 아직 100년이 안 된 근대기의 비석이지만 전국적으로 한글을 중심으로 새긴 비석이 워낙 드문 데다 독립운동가의 행적이 담겨있어 역사적 의의가 큰 자료"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제강점기에 한글 위주의 비석을 세운다는 것은 그 자체가 독립운동으로 볼 수 있어 독립운동가의 예우와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는 차원에서 국가문화재로 등록·보존할 가치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홍권(상해 임시정부 의정원 의원)의 비석은 전면 중앙에 '故何尤金弘權之碑'(고 하우 김홍권 지 비)라 새겨져 있으며, 김홍권이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1939년에 그의 절친한 벗이자 독립운동가인 김시평(김범부)이 비문을 짓고 그의 아우 김후권이 세운 '한글 위주의 비석'으로 김홍권의 독립의지와 민족의식이 담겨있다.

비문은 좌측에서 시작해 뒷면과 우측으로 이어지며 뒷면에는 그가 태어나고 세상을 떠난 시기와 장소, 경술년(1910년)부터 집안과 자신의 몸은 돌보지 않고 20여 년 동안 모진 풍상을 겪으며 활동(독립운동)했다는 내용과 그가 한 일(독립운동)은 본디 쉽게 이룰 수 없는 일이라 뜻을 이루지 못한 채 병을 얻어 45세에 생을 마쳤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리고 우측에는 아들 셋의 이름 炳成(병성)·炳洪(병홍)·炳仁(병인)과 己卯一月八日(기묘(1939년) 1월 8일)이라 새겨진 설립연도, 비문을 지은 一善 金始平(일선 김시평)의 이름, 묘소 위치가 새겨져 있다.

김시평(김범부)은 김홍권의 벗으로 광복 후에 부산 동래에서 제2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비석의 크기는 가로 40.5㎝, 높이 180㎝, 폭(두께) 17㎝이다.

비문의 원문 내용 중에는 '∼庚戌(경술·1910)년 지음 二十(20)시절부터 몸이 그냥 집에 있지 못하니 몸이나 집쯤은 이미 그 가슴에 없엇나니라 남북풍상 二十(20)여년 그동안 한일도 적지 않엇스나 이룬 것 바이(많이) 없으니 본데 수히(쉽게) 이룰 수 없는 일에 뜻 한지라 그 이루지 못한 데서 도로혀 뜻 서러운 심곡을 볼 것이며 사괸니도(사귄 사람) 많엇스나 알어 준니는 오히려 적엇스니 그 괴로움은 너무나 크고∼못난 벗 金始平(김시평)이 갈오대∼집은 페하기까지 몸은 끝나기까지 도라볼리도 뉘우 칠리도 천만 없더니∼'라는 내용이 담겼다.

사천시 사남면에 거주하는 선생의 손녀 김성숙(72) 가족상담힐링센터 대표는 "그동안 조부님의 행적이 담긴 비석의 내용을 잘 모르고 지내왔는데 이번에 비문 내용을 자세히 알게 됐다"며 "문화재 등록을 위해 애써주시는 윤상기 군수와 정재상 소장께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윤상기 군수는 "경술국치 이후 나라를 되찾고자 일신을 바친 김홍권 선생의 민족혼이 담긴 비석을 국가문화재로 등록해 선생의 위국헌신이 후세에 길이 전해질 수 있도록 군의 역량을 쏟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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