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뉴스 = 고병용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제주 4·3 사건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국회에서 발이 묶인 4·3특별법의 통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2년 전 4·3 사건의 역사적 의미를 평가하고 되새기는 차원을 넘어서서 미완의 과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데 이어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작업에 역량을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3일 오전 제주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2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 다시 한번 4·3 문제의 해결을 위한 국가의 의무를 상기했다.

문 대통령은 추념사에서 "진실의 바탕 위에서 4·3 피해자와 유족의 아픔을 보듬고 삶과 명예를 회복시키는 일은 국가의 책무"라며 "역사적 정의뿐만 아니라 법적인 정의로도 진실을 구현하는 것이 국가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4·3 문제의 해결 의지를 공식적으로 천명한 것은 2년 전 제70주년 4·3 추념식에서다.

당시 문 대통령은 "4·3의 완전한 해결을 향해 흔들림 없이 나아갈 것을 약속한다"며 "더이상 4·3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이 중단되거나 후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4·3 사건이 국가권력에 의한 양민 학살이라는 점을 사실로 규정해 역사를 바로 세우는 한편, 진상을 규명하고 피해자들의 명예를 회복하는 것이 정의와 공정에 가치에 부합한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처럼 2년 전 이미 제주 4·3 사건 해결 의지를 밝혔으나 완전한 진실규명과 피해자 명예회복에 필수적인 제도적 뒷받침은 불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제주 4·3특별법 전부개정법률안'은 2017년 12월 19일 국회에 제출됐으나 희생자와 유족 배·보상을 위한 예산 확보 등에 발목이 잡혀 좀처럼 처리에 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여야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 다음달 20대 국회가 끝나는 시점에 개정안이 자동으로 폐기될 것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크다.

문 대통령도 추념사에서 이같은 우려를 짚었다.

문 대통령은 "4·3의 완전한 해결 기반인 배상과 보상 문제를 포함, 4·3특별법 개정이 여전히 국회에 머물러 있다"며 "더딘 발걸음에 대통령으로서 마음이 무겁다"고 언급했다.

이런 언급은 정부가 4·3 희생자와 유족 추가 신고 사업을 재개하고 4·3 트라우마센터 등을 운영해 생존 희생자와 유족들을 지원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4·3의 근본적 해결이 부족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정치권과 국회에 4·3특별법 개정에 대한 특별한 관심과 지원을 당부한다"면서 "입법을 위한 노력과 함께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신속하게 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제주 4·3의 역사를 직시하고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바로 세우는 데 여야를 초월해 정치권과 정부가 한 몸으로 노력하자는 호소인 셈이다.

한편, 문 대통령은 해마다 4월이 되면 과거의 아픔을 마주해야 하는 제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연대 정신을 보여주는 것에도 감사의 표시를 잊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제주도민은 대구·경북에 마스크 등 물품과 성금을 전달했고, 제주도민의 자율 방역활동은 민관 협력의 모범이 됐다"며 "연대와 협력의 힘을 보여준 제주도민에게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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