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상장계약자공동대책위원회

보험소비자연맹 생보상장계약자공동대책위원회(위원 정성일)는 삼성생명이 성장발전에 기여한 계약자에게 한 푼의 배당 없이, 계약자와 회사에 아무런 득이 되지 않고 오직 이건희 회장의 부채 해결과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재벌가 돈잔치의 ‘삼성생명 상장’은 생명보험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땅’에 묻는 대오를 범한 것으로, 오늘을 ‘생명보험 사망일’로 선포한다고 성명서에서 밝혔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삼성생명이 주식시장에 상장을 했다. 계약자에게 한 푼의 배당 없이 모든 이익을 주주가 독식한 날이다. 회사가 상장하면 기쁜 날 이지만, 우리는 비통한 심정으로 오늘을 우리나라 “생명보험이 사망한 날”로 선포한다.

생명보험은 상부상조, 상호부조의 숭고한 의미를 현대적으로 풀어내 인간이 만든 ‘가장 합리적인 경제제도’라고 칭송받는 좋은 제도다. 남을 도와주고 도움받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익이 남으면 계약자에게 돌려주도록 되어 있는 ‘배당제도’ 때문에 그렇다. 우리나라 생명보험회사들 역시 ‘좋은 제도의 장점’을 알려왔다. 보험회사의 자산은 ‘계약자님 것’입니다. ‘이익이 남으면 돌려(배당)드립니다’ 라고 계약자에게 수없이 쇄뇌시키며 보험을 팔아 왔다.

삼성생명 공모 주가는 11만원이다. 액면가가 500원이니 주당 10만9천500원이 남고 전체 주식수가 2억주로 주주들은 21조9천억원의 천문학적인 돈벼락을 맞았다. 삼성그룹이 1957년 동방생명을 납입자본금 300만환으로 설립하고, 1983년에 30억원으로 증자한 것 이외에는 한 푼도 더 투입한 것이 없다. 결손이 나도 계약자 몫으로 메웠다. 현재 자본금이 1,000억원이지만 모두 회사의 이익이 발생한 것을 주주 몫으로 자본금으로 전입해서 만들어 진 것이다. 따진다면 자본금도 대부분 계약자 돈으로 형성된 것이다.

자본금 1,000억원의 회사가 총자산 130조7,320억원(2009년12월말 기준)을 만들었다. 전세계 어디를 가서도 기적이 아니고서는 만들 수가 없는 일이다. 생명보험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물론 계약자 보험료로 형성한 것이다. 그렇기에 이익이 남는다면 돌려줘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재주도 좋게 1원 한 푼도 계약자에게 돌려주지 않고, 회사로도 돈 한 푼 안 들어 오고 주주가 22조원을 다 가져 갔다. 회사에 아무런 득도 없이 삼성자동차부채 해결 이외에 삼성그룹일가 주주만 배불리는 상장이다. 동업하다가 돈도 더 많이 냈고, 기여한 바도 훨씬 큰 동업자를 한 푼 안주고 내 쫏은 것이다. 재경부가 20년 동안 계약자에게 얼마를 나눠줘야 할까를 고민하다가, 엉뚱하게도 윤증현 금융위원장이 주도한 이상한 자문위원회가 ‘한 푼도 안줘도 된다’는 각본된 결과만을 가지고, 정말로 그대로 상장 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이상하게도 재갈을 문 듯 국회의원, 청와대, 언론도 묵묵부답이었다. 수 천 만 명의 계약자 돈을 주주가 빼앗아 가도록 정부가 눈감아 주고 공모한 것이다.

삼성생명은 1991년에 결손이 발생하자 법률을 위반하면서 ‘임의로 재평가’를 실시해 852억원을 부당하게 이익으로 계상해 분식결산을 했다. 1999년에도 257억원의 재평가적립금을 특별이익으로 환입시켜 부당하게 주주가 이득을 취한 바 있다. 2004년도에도 장기투자자산 부당회계처리로 2조원의 계약자 몫의 이익을 주주 몫으로 빼앗아 간 적이 있다. 결국 계약자 자산의‘선량한 관리자’가 아니라 계약자 몫을 빼앗는‘도둑 고양이’였던 것이다. 어떻게 해서든지 틈만 나면 계약자 몫을 주주 몫으로 돌려 놓으려 한 것 같다. 마지막 기회인 상장시점에서도 역시 소비자의 기대를 보기 좋게 져 버리고 크게 한 탕 성공했다.

이제 삼성생명은 완전히 계약자 신뢰를 져버렸다. 준다고 약속했던 배당금도 안 주는데, 보험금인들 제대로 주겠는가? 이제 누가 삼성생명의 말을 믿겠는가? 아니 생명보험을 누가 믿겠는가? 신뢰까지 땅에 묻었다. 그렇기에 슬프고 억울한 것이다. 오늘 생명보험은 죽었다. 오호통재, 오호애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