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가 오른 지역이 그렇지 않은 지역보다 배 이상 많은 것으로 조사

창업시장이 활기를 되찾으면서 점포 수요가 증가한 가운데 점포 월세도 상승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1월부터 5월까지 점포라인에 등록된 서울 소재 점포매물 7666개를 조사한 결과 5월 월세 수준은 연초 대비 21.95% 올랐다. 연초 점포당 평균 월세는 1㎡당 1만5000원이었으나 5월 들어 1만8500원을 기록했으니 3500원 오른 셈이다.

서울에서 월세가 가장 비싼 곳은 역시 강남구였다. 5월 들어 등록된 매물의 1㎡당 월세는 3만원을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올 1월(2만원) 대비 48.01%(1만원) 오른 수치로 25개 구 중 3만원을 넘긴 곳은 강남구가 유일했다. 반면 가장 싼 곳은 금천구였다. 금천구 점포의 1㎡당 월세는 올초 1만원 수준이었으나 5월 들어 18.53%(2000원) 내렸다.

구체적으로 보면 월세가 오른 지역이 그렇지 않은 지역보다 배 이상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25개 구 중 평균 월세가 오른 곳은 중구, 용산구 등 18개 구에 달했다. 반면 월세가 내린 곳은 종로구 등 7개 지역에 그쳤다.

월세 변동 추이를 보면 월세가 내린 지역의 경우 하락폭이 크지 않았고 월세가 오른 지역은 상승폭이 큰 양상을 보였다. 월세가 가장 많이 오른 은평구의 경우 평균 점포 월세는 1월 1만1000원 선에서 5월에는 2만2000원 선으로 올라 증가율이 100%를 상회했다. 그러나 월세가 가장 많이 하락한 서대문구는 18.94%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아울러 종로나 홍대 등 서울 내 핵심상권이 위치한 구에서 월세 하락세가 관찰된 것에 비해 중소형 및 중견 규모의 상권을 거느린 지역에서는 월세 상승이 강세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상권에 대한 창업자들의 선호도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임대조건을 유리하게 가져가 수익성을 높이려는 영리한 창업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기존의 핵심상권을 고집하는 경우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점포라인 정대홍 팀장은 “이번 조사결과는 서울 시내 상권 간에 존재하는 위상 격차가 점차 허물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를테면 중구 명동 상권과 서대문구 명지대 앞 상권 간에는 유동인구나 매출액 면에서 메울 수 없는 간극이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이에 따라 점포 가치 역시 나란히 놓고 볼 수 없지만 최근 들어 이런 구분들이 점차 무의미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핵심상권 내 점포의 경우 엄청난 유동인구를 바탕으로 높은 매출을 보장하지만 이에 상응하는 비싼 보증금과 월세 때문에 정작 높아야 할 수익성에 대해서는 의문부호를 다는 창업자들이 많았다. 반면 중소형 및 중견상권은 임대조건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동일한 자금으로 더 나은 점포를 구할 수 있다. 따라서 수익성도 높아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대홍 팀장은 “이번 조사결과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며 “핵심상권보다 임대조건이 유리한 지역으로 점포 수요가 빠져나가면서 결과적으로 월세가 상향 평준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