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받는 북극 항로

지구 온난화로 북극해의 해빙이 가속화되면서 북극 항로의 활용 가능성과 세계 해운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기온 상승에 따른 북극 해빙 면적의 감소 속도는 이론적인 기후 모델을 이용한 추정치보다 훨씬 빠르게 나타나고 있어 상업화 가능시점도 예상보다 30년 빠른 2020년 전후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 정부와 기업들은 항로의 경제성과 안전성의 측면에서 북극항로의 상업적 활용 가능성을 점검해보고 활용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북극 항로의 상업적 활용 가능성 점검

(경제성) 유가의 상승, 통과료의 인하, 항해일수의 증가가 전제되면 북극 컨테이너 항로는 수에즈운하 경유 항로에 대해 비교 우위를 지닐 수 있다. 유가가 현 수준보다 1.5배 정도 상승하거나 러시아에 지불하는 통과비용이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하락한다면 북극 컨테이너항로는 수에즈 경유 항로에 대해 비교우위를 지닌다. 또한 두 항로의 운항속도가 같다면 항해 일수가 현재 연간 30~60일에서 90일 이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2020년경에 북극항로는 수에즈 운하보다 높은 경제성을 지닐 수 있다. 그리고 원유, 가스, 석탄 등 벌크 화물의 수송 경제성도 매우 높아 북극 지역의 자원 개발이 활성화되면 벌크 물동량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LNG, 원유, 석탄의 가격이 수입원에 관계없이 동일하다는 조건하에 북극 지역과 타 지역의 국내 수송 경제성을 비교하면 북극 지역이 훨씬 유리하다. (안전성) 내빙 선박기술의 개발, 운항 인프라의 개선, 영유권 분쟁의 평화적 해결이 진행되고 있어 항로의 안전성도 빠르게 호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조선업체들은 북극 항로 운항의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내빙 선박기술을 이미 확보하였으며 러시아, 캐나다 등은 북극 항행을 지원하기 위한 항만시설 확충, 운항 지원시스템 개발 등을 위한 인프라 투자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시사점

첫째, 해운 기업들은 항로의 경제성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서 북극항로 상품을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특히, 해빙이 녹는 여름에도 사용되는 러시아 쇄빙선의 예인 서비스 비용을 줄여서 경제성을 높이는 방안을 조선업계와 함께 모색하는 것이 요구된다. 둘째, 항로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조선 업체들은 부가가치가 높은 내빙 선박기술의 고도화를 추진해야 한다. 셋째, 북극 항만의 개발 수요에 대응한 건설사들의 진출과 에너지 개발업체들의 수입원 다변화 검토가 필요하다. 넷째, 정부는 북극 영유권 분쟁에 대비한 외교활동을 전개하고 부산을 북극해의 거점항구로 만들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시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