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방비 상태인 김민구(22·KCC)를 강하게 밀쳐 논란의 중심에 선 애런 헤인즈(32·SK)에게 KBL이 16일 내린 징계는 2경기 출전정지와 제재금 500만원이다.

사안의 심각성과 뿔난 여론 등을 감안하면 솜방망이 처벌이다.

헤인즈의 소속팀 SK마저 가벼운 징계 수위에 놀랐다. SK는 17일 추가적으로 자체 출전정지 징계를 내리고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KBL은 "앞선 사례를 볼 때 헤인즈에 대한 징계는 결코 약한 수준이 아니다. 심사숙고한 끝에 내린 중징계"라고 설명했다.

징계의 목적 중 한 가지는 재발 방지다. 코트에서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인 만큼 충분히 경각심을 심어줘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SK와 헤인즈는 '공공의 적'이 됐다. SK는 KBL의 밀어주기 의혹의 중심에 있는 팀이다. 'KBL과 SK는 협력업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들린다.

이번 일로 나머지 9개 구단의 팬들은 물론 일부 선수들마저 그들을 보는 시선이 예전 같지 않다. 매우 싸늘하다.

야구에는 보복성 빈볼이 존재한다. 우리 팀 동료가 상대의 위험한 플레이로 위협을 느끼거나 부상을 당했을 경우에 투수가 대신 되갚아주는 문화다.

모 관계자는 "SK가 무사히 전주(KCC의 연고지)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을지 걱정이다"며 "KCC가 김민구에 대한 보복으로 SK 간판인 김선형에게 비슷한 위협을 가하면 어쩌겠느냐"고 걱정했다.

몇몇 제3의 구단 선수들은 소셜네크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헤인즈를 강도 높이 비난하면서 상당히 분노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 무대를 우습게 안다며 헤인즈의 태도에 불쾌함을 감추지 않았다.

이들의 분노가 코트에서 표출된다면 이 또한 사고로 번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KBL의 솜방망이 징계가 제2·제3의 묻지마 사고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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