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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사망사고 피해유족들 절규 "우리 아들 모두 윤일병과 같다"
김진구 기자  |  dbdbdb5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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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8.07  09:4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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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의 의무를 다 하라고 싱싱한 아이들을 데려가놓고, 자기들이 죽여놓고 '자살'이라고 말 맞춘 거 아닙니까. 모두 윤 일병 사망 사건과 같은 내용이에요. 우리 아들도 여기저기 멍들어있고 그랬어요."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만난 사망 군인 유가족들은 가슴을 쳤다. 재작년에 아들이 숨진 53세 어머니부터 27여년 전 아들을 잃은 78세 어머니까지 마음 속에 맺힌 응어리를 풀지 못하고 국방부 앞에 모였다.

경남 마산, 전북 전주, 대전 등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유가족 50여명은 이날 아들이 숨진 진실을 밝히고 순직자로 예우해달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이들은 "한창 필 나이인 아이들이 이유 없이 죽지는 않는다"며 "드러나지 않은 이유지만 참기 힘드니까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결국 나라가 아들을 죽인 것 아니냐"며 "국립묘지에 보내주고 명예를 회복해 달라는 얘기다. 다른 것은 바라지 않는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곳에서 만난 윤출호(52)씨는 지난 2010년 6월8일 아들 고(故) 윤영준 이병을 잃었다. 아들이 숨졌다는 소식은 이날 새벽 2시 군(軍)으로부터 전화로 통보받았다. 아들의 첫 휴가 날짜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시점이었다.

윤씨는 아들이 밤에 선임과 함께 초소 근무를 서다가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설명을 군으로부터 들었다.

군에서는 헌병대 조사 결과 윤 이병이 폭언 등 군내 가혹행위에 시달렸다고 했다. 암기사항을 잘 외우지 못해 선임들로부터 욕설을 듣고 관물대를 엎은 뒤 다시 정리하라고 하는 등의 폭력이었다.

하지만 윤씨는 현장 조사에서 아들이 목을 맨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게다가 군에서는 밤 12시30분께 숨졌다고 얘기했지만, 부검 결과 아들의 시신에서는 미처 다 소화되지 못한 음식물이 나왔다.

윤씨는 "군대에서는 오후 6시께 저녁을 먹고 오후 9~10시께 점호를 한다"며 "위장에 음식물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아 점호를 하던 중 사고가 난 것으로 추측한다"고 말했다.

윤씨는 아들이 숨진 이유에 대해 의혹을 갖게 됐다. 같은 생활관을 사용하는 사병들에게 면회도 신청했지만 다들 짜맞춘 듯 같은 얘기만 반복했다.

윤씨는 "군에서도 아들의 친구 관계를 조사했지만 싸움 한 번 하지 않을 정도로 성격이 좋았고, 편찮으신 할머니께 수시로 전화를 드릴 만큼 효자였다"며 "곧 휴가를 나올 아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진상규명을 위해 국가권익위원회와 인권위원회, 청와대에 모두 진정서를 접수했지만 뾰족한 수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또 "국가가 아들의 신체와 정신상태를 모두 검사한 뒤 데려가 놓고 주검으로 돌려보냈다"며 "죽은 사람만 문제있는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윤씨는 "지금은 군내에서 가혹행위를 한 군인들이 제대하면 입을 다물고 책임을 지지 않는 구조"라며 "제대를 하고서라도 꼭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故) 최윤재 일병의 어머니 김태옥(52·여)씨는 "우리 아들이 죽었을 때를 지금 생각해보면 윤 일병이랑 똑같다"고 했다.

김씨의 아들은 훈련병 시절 옆 사람에게 욕설을 했다는 이유로 관심병사로 분류됐다. 김씨는 이 때부터 아들의 군 생활에 잘못이 생겼다고 짚었다.

이후 군 생활도 순탄치 않아 보였다. 휴가 복귀 이틀 전 아들은 김씨에게 '군대에 돌아가기 싫다'고 얘기했다. 저녁밥을 넘기지도 못했다. 아들은 긴장된다며 식은땀이 흐르고 설사를 한다는 증세를 호소했다.

김씨는 "사망 이후 헌병대 조사에서는 축소됐지만 분명히 성추행과 심각한 폭행 등의 정황이 있다"며 "'군대 가면 다 참고 견딘다는데 왜 우리 아들만 못 참나'라고 생각했던 것이 후회된다"며 울먹였다.

김씨는 아들이 순직자로 예우받을 것을 국방부에 요청했지만 기각됐다. 이유는 알 수 없었다. 국방부는 국민권익위원회 등에 이의 신청을 하라고 했다.

김씨는 "보훈 대상이라고 유족증을 주긴 줬는데 아무 소용이 없다"며 "이런 것보다 아들이 억울하게 숨진 진짜 이유를 밝히고 국립묘지에 안장해 명예를 높여줘야 한다"고 했다.

지난 1987년 숨진 고(故) 홍상철 이병의 누나 홍윤옥(55·여)씨는 동생이 자대배치를 받은 지 일주일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을 군으로부터 통보 받았다.

홍씨는 국민권익위에 재조사까지 요청해 동생이 가혹행위에 시달렸음을 규명했다. 하지만 동생이 순직자로 예우받지는 못했다.

홍씨는 "군에서 사망 사건을 처리하는 경로가 다 같다"며 "내부에서 사건을 덮고 말을 맞춘 다음 가족에게는 자살했다고 통보하는 식"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유가족들은 특별한 것을 바라지 않는다"며 "나라가 죽인 아들들을 예우해 명예를 높여주기를 바라는 것, 그게 전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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