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관섭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
[전국뉴스]누구든지 한번쯤은 병원에서 여러 가지 검사를 받아본 경험이 있을 것이고, 하다못해 X-ray 라도 한번쯤은 찍어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병원에서 검사를 받으면서 접했던 그 수많은 기기들을 과연 누가 만들었을까 하는 점은 생각해 보지 못했을 것이다. 그 의료기기들이 지금껏 선진국의 글로벌 기업들에게 많은 성장을 가져다주었고, 앞으로도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서 유망한 것임에도 말이다.

최근 우리 경제의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경제에 새로운 불씨를 지필 여러 분야들에 대해 많은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드론, 자율주행자동차, IoT, 3D 프린팅 등 여러 분야가 얘기되고 있는데, 항상 빠지지 않는 분야가 바이오헬스케어 분야다. 전세계적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대하고 있기 때문에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인데,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도 “지금 중국인들이 번 돈을 미래에는 결국 의료 분야에 지출할 것이다”라고 언급하면서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바이오헬스케어 분야는 크게 제약, 의료기기, 의료서비스 등의 분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이 중 의료기기 분야는 우리의 탄탄한 제조기술, IT 산업의 역량 등을 고려할 때 비교적 성장가능성이 높은 분야이기는 하지만, 글로벌 기업의 높은 진입 장벽, 아직은 부족한 기술력 등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의료기기 분야에 종사하는 업체도 영세업체가 대부분인데, 약 2,500개의 제조업체 중에서 생산액 10억원 미만의 업체가 전체의 80%에 달할 정도로 산업 구조가 취약하다.

하지만, 의료기기 산업은 높은 고부가가치 산업인 만큼, 우리의 현실이 어렵다고 해서 이대로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 미래 유망품목에 집중 투자하는 과감한 R&D 전략을 추진하고, 인력 양성, 기업애로 지원 체계 등 인프라도 구축해야 할 뿐 아니라, 좁은 내수시장에 안주하지 말고 우리의 강점을 살려 적극적으로 해외에 진출도 해야 할 것이다.

정부도 이를 위해 많은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는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산업통상자원부는 의료기기 연구개발과 병원의 현장 임상 수요의 단절로 인해 진료 현장에서 요구하는 의료기기가 개발되지 않고 있다는 판단 아래, 2014년부터 ‘병원-기업 상시연계 플랫폼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는 병원의 임상 아이디어와 의료기기 기업의 연구개발 역량이 결합되어, 수요자, 즉 병원이 원하는 의료기기 개발을 지원하고자 하는 것이다. 2014년에 3개 병원을 선정했고, 금년에도 3개 병원을 추가로 선정할 계획인데, 의료기기 기업들은 언제라도 해당 병원을 찾아가 병원 의사들과 의료기기 개발에 대해 서로 고민하고, 아이디어를 도출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높은 병원의 문턱이 낮아졌고, 병원 입장에서는 현장의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기회가 보다 많아진 셈이다. 사용자가 한정되어 있는 의료기기의 특성상 수요자 지향적 연구개발이 그만큼 중요한 것이라 하겠다. 의료기기 산업은 우리에게 중요한 산업이다.

비록 지금은 미약할지 몰라도 우리의 미래에 새로운 성장을 가져다 줄 수 있는 분야이다. 병원-기업 상시 연계 플랫폼 사업은 우리의 의료기기 산업을 육성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며, 과거와 달리 공급자-수요자를 적극적으로 연계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물론 정부의 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을 것이다. 진료를 받는 여러분의 눈앞에 ‘made in Korea’라는 마크가 병원 도처에 여기저기 깔려 있을 그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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