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뉴스 장석진 기자] 지난 5일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중국 투유유(屠呦呦) 중국중의과학원(中國中醫科學院, China Academy of Chinese Medical Sciences) 교수가 선정된 것을 놓고 대한의사협회와 대한한의사협회가 논란을 벌이고 있다.

지난 6일 한의협이 중국의 이번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은 정부의 전폭적인 중의학 지원으로 가능했다고 밝히자 의협은 이에 반박했고, 8일 한의협이 이에 재반박하는 등 각각 주장을 펼쳐가는 양상이다.

한의협은 "중국의 경우 헌법에 중의학을 육성ㆍ발전시키라는 문구가 있을 정도로 중의학에 애정을 쏟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중국은 의사들이 엑스레이(X-ray), 초음파 등 현대의료기기를 자유로이 사용하며 중의학 과학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한국의 한의학 현실은 초라하다"며 "과학화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엑스레이, 초음파 등 현대의료기기 사용이 양의사들의 반발로 수 십년 동안 막혀 있다"며 "노벨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한 일본의 오무라 사토시 기타자토대학 명예교수도 소속대학 한의학 연구소장 출신"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지난 7일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는 한의협이 전 인류적 연구성과를 왜곡하고 있다며 이를 중단하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의협 한방특위는 "노벨위원회는 투유유 교수의 수상에 대해 전통 중의학에 대한 상이 아니라고 분명하게  못박았다"며 "현행 법령상 한의사의 연구를 목적으로 한 현대의료기기 사용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연구목적으로 한의학연구원에 오래 전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했음에도 한의학연구원은 정작 이렇다 할 연구성과는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한의협은 중국의 중의약 정책을 총괄하는 중국 위생부 국가중의약관리국과 한국의 한의약을 담당하는 보건복지부의 예산을 비교하며 재반박했다.

한의협에 따르면 중국 국가중의약관리국은 본 국 외에 중의과학원, 연구소, 부속병원, 중화중의약학회 등 22개소를 아우르고 있으며 연간 총 예산은 지난 2013년 기준 1조677억원에 달한다.

이에 비해 국내 보건의료정책실 내에 있는 한의약정책관실 산하에는 단지 2개의 과가 설치됐으며 전체 예산은 지난해 기준 220억원에 불과하다.

또한 중국중의과학원이 산하에 6개 병원을 보유한 반면 한국은 국립서울대병원, 국립암센터 등 한국을 대표하는 대형병원에조차 한의과나 산하 한방병원이 설치돼 있지 않다.

한의협은 국내의 지지부진한 한의학 과학화에 대한 한의계의 선제적인 행동을 선언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오는 12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한편 의협과 한의협이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확대' 여부를 두고 꾸준한 입장 대립을 보여 온 가운데 이번 투유유 교수의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이 두 단체의 갈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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