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윤종 산림청 산림교육원장
[전국뉴스] 우리나라 청소년 자살률이 최근 10년간 약 57% 증가하여 OECD 회원국 평균 수준을 상회하게 되었다. 특히, 청소년 폭력은 이미 성인 범죄를 뺨치는 위험 수준으로 경고음을 내고 있으며, 심지어 자신이 다니던 학교의 교실에 가스통으로 방화를 시도하는 학생이 나타난 지경에 이르렀다.

오늘날 청소년 비행이나 폭력 문제의 해결을 위해 교육 전문가들과 사회 원로들이 근원적 진단과 처방을 제시하고 있으며, 학교 폭력을 완화하기 위한 예방적 처방의 하나로 얼마 전부터 숲 체험 활동이 활용되고 있다. 숲 치유 프로그램의 효과에 대해서는, 학생 심리 안정과 스트레스 해소에 긍정적 효과를 나타낸다는 연구 결과가 이미 수년전부터 학계에 보고되어 왔다.

숲속에 들어가면 느껴지는 시원한 산림향에 대해서는 1952년 보리스 토킨(B. Tokin) 교수가 최초로 숲의 피톤치드가 면역력을 높이고 긴장을 풀어주며 및 혈압을 낮추는 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숲에 들어서면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을 주는 세로토닌의 분비가 촉진되고 삼림욕을 하는 가운데 식물 자신의 활성 물질인 테르핀이 사람 몸에 흡수됨으로써 혈액 순환과 심리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 밝혀졌다.

예컨대, 폭 60 킬로미터, 길이 120 킬로미터에 이르는 광활한 흑림 지대를 보유하고 있는 독일은 지방 도시 주변에 많은 숲 센터(Waldzentrum), 숲 교육장(Waldpädagogik)를 운영하여 국민 휴식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비하여 숲 면적이 1.8배로 넓으며, 단위 면적당 혹은 국민 1인당 입목 축적량을 기준으로 숲이 약 두 배 반 더 울창한 독일에 비교할 바는 아니지만, 우리나라도 지난 반 세기 만에 이룩한 산림 녹화 성공의 결실을  공유하기 위해 숲 태교·유아 숲체험·청소년기 숲 활동 및 직장인 숲 치유 등 생애 주기별로 다양한 산림휴양 서비스를 제공해 오고 있다.

특히 산림교육원은 학업 부담, 친구간 따돌림, 인터넷 중독, 학내 폭력 및 자살 등으로 청소년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된 2004년부터 공무원 교육 운영 틈틈이 연 2~8회에 걸쳐 청소년 숲체험 과정을 운영해 오고 있다. 중·고교 학생들이 숲에서 함께 호흡하고 자연에 대한 친근함과 함께 경외심을 가지도록 함으로써 남을 배려하고 자신을 조절하는 능력을 일깨워 주면서 서로 돕는 협동심을 북돋아 주기 위해서다.

아울러, 산림교육원은 2000년부터 교직원 숲체험 과정을 실시하여 선생님들이 학생 지도에 숲의 기운과 숲 교육 체험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다문화 가족이나 저소득 소외 계층 어린이들을 초청하는 꿈나무 숲체험 과정도 꾸준히 지속해 오고 있다.

앞으로도 산림교육원은 자유학기제와 연계하여 관내 중·고등학교에 대해 숲 체험 장소나 교육 기회의 제공을 위한 협업과 시설 개방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를 통해 치열한 학업 부담과 장래에 대한 불안감 속에서도 우리 청소년들이 정서적으로 안정된 가운데 학교와 가정생활을 영위함으로써, 사회의 건전한 구성원으로 성장해 갈 수 있도록 지원해 갈 예정이다. 이처럼 숲 체험을 통해서 친구들과 공감하고 선생님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개방·공유·소통·협력을 지향하는 정부3.0의 실천이며 중장기적으로 4대 사회악 척결을 위한 디딤돌이 될 것이다.

다만, 산림청 각급 기관과 지방자치단체 및 공공기관의 숲체험 활동만으로는 359만 명이나 되는 13~18세의 전체 중·고교 학생들을 위한 산림 휴양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것이 역부족이기 때문에 산림청은 주요 국·공유림을 중심으로 산림교육센터를 대폭 확충해 가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현재 일부 숲 관련 단체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숲 체험이나 숲 치유 프로그램 뿐 아니라, 청소년 숲 교육 활동에 더 많은 비영리 법인이나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또는 사회적 기업이나 일반 시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적극 나서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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