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뉴스 하장호 기자] 최근 원유 소비가 줄고 있지만 우유값은 내리지 않고 있는 가운데 '원유가격연동제'가 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18일 현재 낙농진흥회 이사회는 원유 가격을 지난해와 같은 ℓ당 940원으로 동결했다. 이렇게 가격을 동결한 것은 원유가격연동제 때문이다.

'원유가격연동제'는 원유의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낙농가(생산자)와 유업체가 기본가격과 등급가격을 합해 농가수취 원유값을 결정하는 제도다. 지난 2011년 11월 합의 후 2013년 8월 첫 시행됐다.

낙농진흥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수입과 전분기 재고를 포함한 국내 총원유 생산량은 398만9527톤에 달했다. 같은 기간 소비량은 375만6955톤으로 나머지 23만2572톤은 재고로 남았다.

한국유가공협회 관계자는 "재고가 쌓여가도 지난 60여년 간 원유 가격이 떨어지는 변동은 한번도 없었다"며 "최근 영⋅영유아 비율이 낮아지면서 유제품 소비가 줄고 있기 때문에 원유가격연동제를 폐지해 가격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낙농가들은 "우유소비량이 줄어드는 이유는 치즈와 탈지분유 등의 수입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어 "기본쿼터 이외에 추가적으로 생산되는 원유를 일정 가격에 매입해야 하는 '버퍼쿼터(buffer quota)' 남발 때문에 오히려 어렵게 젖소 도태를 통한 생산 감축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국내 전체 원유의 23%를 생산하는 낙농진흥회는 지난 3월 젖소 3633마리를 감축한 바 있다.

한편, 줄어드는 우유소비에도 우유가 남아돌면서 국내 원유 생산량의 35%를 생산하는 서울우유협동조합 역시 올들어 젖소 5400여마리를 도축한 바 있다.

서울우유협동조합 관계자는 "유업체 측은 줄어드는 소비량에 원유가격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낙농가는 원유가격연동제가 우유 소비량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며 "협동조합이여서 정책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애매한 입장에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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