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양기대 광명시장, 이용수 할머니, 조아킴 손 포르제 프랑스 하원의원.
[전국뉴스 = 하장호기자] 이용수 할머니가 '위안부' 피해자로는 최초로 프랑스 하원을 방문해 위안부 문제를 증언했다.

이에 프랑스 상하원 의원들은 "일본이 과거사를 인정하고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만 이런 문제가 재발하지 않고 세계 인권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초청은 평소 위안부 문제에 깊은 관심을 두고 할머니들을 만나온 양기대 광명시장과 장 뱅상 플라세 전 프랑스 국가개혁장관의 주선으로 이뤄졌다.

이용수 할머니는 세계 여성의 날인 지난 8일 오전(프랑스 현지 시각), 한불의원친선협회(회장 조아킴 손 포르제 하원의원) 초청으로 프랑스 하원을 방문해 '위안부 피해자의 고통'이란 주제로 증언했다.

이 자리에는 손 포르제 하원 의원, 카트린느 듀마 상원의원, 장 뱅상 플라세 전 장관 등이 참석해 증언을 경청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증언을 통해 "15세 때 강제로 배에 태워 중국 상하이와 타이완 전쟁터로 끌고 가 일본군의 성노예로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고통을 당했다"며 당시 상황을 상세하게 증언했다.

이어 "역사의 산증인이자 여성인권 운동가로서 일본의 공식사과와 법적 배상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한국계 입양아 출신의 손 포르제 하원의원은 "일본이 과거사를 인정하고 진심 어린 사과를 함으로써 여성뿐 아니라 세계 인권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듀마 상원의원은 "오늘 세계 여성의 날에 용기 있고 단호하게 증언해줘서 감명받았다"며 "프랑스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이 고통스러운 사건에 대해 다른 프랑스 여성 정치인들에게 알리겠다"고 말했다.

플라세 전 장관은 "같은 한국계 입양아인 손 포르제 하원의원 및 유네스코 본부에 있는 동료들과 함께 위안부 기록물을 올리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평소 이용수 할머니를 어머니로 모셔온 양기대 시장은 "생전에 일본의 사죄와 법적 배상 등 한을 풀어달라는 말씀이 늘 가슴에 와 닿았다"며 "이용수 어머니가 위안부 피해자로서 세계 여성의 날에 프랑스 하원에서 심각한 전시 인권 침해를 증언한 것이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8일 오후(현지 시각)에는 이용수 할머니, 양기대 시장, 안신권 경기 광주 나눔의 집 소장 등이 파리 유네스코 본부 앞에서 '위안부' 기록물의 등재를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했다.

이어 파리 7대학에서 열린 강연에서는 이용수 할머니의 증언에 이어 양기대 시장의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동행 사례', 안신권 나눔의 집 소장의 '끝나지 않은 역사-위안부 피해' 등이 발표됐다.

이 강연에는 프랑스 한인회와 한인여성회, 민주평통 남유럽협의회 등에서 많은 교민이 참석했다.

이번 방문은 지난달 27일 양기대 시장의 안내로 나눔의 집을 찾은 한국계 입양아 출신 플라세 전 장관이 이용수 할머니에게 프랑스 증언을 요청함으로써 성사됐다.

앞서 지난해 10월 말 유네스코가 위안부 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보류한 직후 이용수 할머니가 양 시장에게 전화를 걸어 "위안부 기록물 유네스코 등재를 추진해달라"고 요청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에 양 시장은 문화 소외 청소년 초청사업의 광명시 홍보대사이자 한국계 입양아 출신 플라세 전 장관과 함께 유네스코 본부 및 프랑스 하원 방문을 추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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