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승구 미주한인회총연합회 회장[출처=전국뉴스]
국승구 미주한인회총연합회 회장[출처=전국뉴스]

[전국뉴스=국승구 미주한인회총연합회 회장 ] 6월이면 750만 재외동포의 숙원(宿願)이 이뤄진다. 재외동포청이 설립된다. 

병무, 국세, 영사, 출입국 등 여러 행정 부처에 분산됐던 동포 관련 업무가 마침내 한곳에서 처리된다. 전 세계 재외동포 사회는 일제히 목소리를 높여 환영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재외동포청 설립은 역대 정부가 추진했던 공약이었고, 늘 동포들에게 '희망고문'을 했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대선 때 약속한 이후 실제 정부조직개편안을 국회에 제출해 최근 통과시켰고, 대통령이 정부조직법에 서명까지 했기에 목전에 두게된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재외동포청이 태동한다. 당연히 초대 청장에 대한 관심도 높을 수밖에 없다. 재외동포 관련 비정부기구(NG))들이 주최한 최근 세미나에서는 재외동포 전문가가 초대 청장을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결국 사람이 일을 하기 때문에 초대 청장의 역할은 향후 10년, 나아가 50년을 점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재외동포청장은 어떤 요건을 갖춰야할까?

기본적으로 재외동포청은 문턱이 낮아야한다. 아니, 아예 없애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직 재외동포청에 대한 조직 구성안이나 밑그림이 정확히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필시 재외동포청은 주미대사관이나 주일대사관처럼 전 세계 공관과 비슷한 조직으로 구성될 것이다.  

병무 및 국세, 출입국, 교육 관련 부처의 담당 공무원이 파견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시스템은 필연코 민원 서비스의 문턱이 높아진다. 그동안 전 세계 공관은 재외동포들에게 문턱이 높기로 유명하다. 외교관들은 현지 동포와 관계를 '불가근불가원'(不可近 不可遠·가까워서도 안 되고 멀어서도 안 된다)의 자세를 견지해 왔다. 외교관 출신들은 이러한 자세가 몸에 뱄다고 볼 수 있다.

초대 재외동포청장은 당연히 청의 문턱을 확 없애버릴 인물이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두번째, 재외동포청 설립의 목적은 단순히 행정 편의를 제공하는 원스톱 서비스(one stop service)에 있지 않다. 그것은 표면적인 설립의 이유다. 궁극적으로 198개국 750만 재외동포를 하나로 묶고, 그 에너지와 자산을 모아 21세기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대의명분이 있다.

이 명분을 달성하는데 초석을 놓을 초대 청장은 당연히 재외동포를 알아야 한다. 각국 동포들의 이민 역사와 문화 등을 줄줄 꿰고 있어야 하고, 인적네트워크도 촘촘해야 한다. 그래야 동포들을 한민족 자산으로 만들 수 있다. 중남미 멕시코에 우리 재외동포가 왜 살게 됐는지, 미국에서는 한국계 하원의원을 4명씩이나 배출했고, 왜 유럽에서 '김치의 날'을 제정하는지 알지 못하면 재외동포청을 기계적으로 돌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어쩌면 동포사회를 잘 아는 전문가의 조건이 청장이 되는 가장 으뜸일 수 있을 것이다.

세번째, 초대 재외동포청장은 조직 관리와 행정 경험을 갖춰야 한다. 정치력만 있어서도 안되고, 재외동포만 잘 알아서도 안된다. 동포 관련 기관이나 단체 등에서 충분한 노하우를 쌓아야 정부 부처에서 파견한 공무원들을 컨트롤할 수 있다. 

특히 세계한인회장대회나 세계한상대회와 같은 사업을 해본 경험이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재외동포청 내 재외동포협력센터를 만들기 때문이다. 왜 그러한 사업을 펼쳐야 하는지 알고 있다면 그 사업들의 성과도 크게 나타날 것이다.
  
끝으로 초대 재외동포청장은 인구절벽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밖에서 살고 있는 재외동포가 고국으로 유턴해 살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해 줘야 한다. 복수국적 허용 연령을 과감히 낮춰 고국에서 살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국내에 체류하는 이민자들을 교육하는데 그간의 경험을 쏟아 부을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 초대 청장은 인구절벽 문제를 해결하는 어젠다(Agenda)를 청시(聽是)로 삼아야 할 것이다.

전 세계 흩어져 있는 재외동포는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일 '민간외교관'이고, '21세기 한민족 자산'이기에 그들을 위해 설립되는 재외동포청은 그야말로 최고의 서비스 기관인 동시에 언제나 기댈 수 있는 기관이 돼야 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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