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뉴스=조승원 기자] "이향자 어르신! 이향자 어르신! 계세요?" 굳게 닫힌 현관문을 두드리는 대흥동주민센터 이혜은 주무관의 목소리에 다급함이 묻어났다.

매일 효도밥상 대흥동 1호점을 찾던 이향자 어르신(가명, 만78세)이 점심 식사에 오지 않고 통화도 되지 않자 담당 주무관이 직접 자택을 방문한 것이다. 어르신이 외출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나서야 이 주무관은 마음을 놓았고, 후에 당사자는 "늙은이 걱정해 주는 건 효도밥상 직원들밖에 없다"라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마포구(구청장 박강수, 이하 '구'라 함)가 지난 2023년 4월, 전국 최초로 만 75세 이상 지역의 독거 어르신을 대상으로 '효도밥상' 사업을 개시한 이후, 현재 총 500여 명의 독거 어르신이 전체 동에 분포된 17개 급식 기관에서 효도밥상을 이용 중이다.

구는 효도밥상 사업이 성공적으로 정착해감에 따라 이에 대한 지역 내 호평과 미담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구는 효도밥상 사업이 주 6일 균형 잡힌 식사를 통해 건강한 식생활을 도와줄 뿐 아니라, 안부 확인으로 고독사 등 위험 상황을 예방하고 더 나아가 당뇨와 고혈압 등의 건강 체크까지 통합 관리한다는 점에 차별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고관절을 다쳐 집에서 홀로 지내고 있던 윤재덕 어르신(가명, 만86세)을 발견해 식사와 가사·간병 서비스를 연계 지원한 사례와 균형 잡힌 식사로 당뇨 수치가 좋아져 활동이 원활해진 김수한 어르신(가명, 만78세)이 그중 하나다.

특히 혼자 생활하던 효도밥상 참여자들은 "갈 곳이 있고 말벗이 있는 게 무엇보다 좋다"라며 "구청에서 식사도 챙겨주고 안부도 물어주니 아들, 딸이 효도하는 기분"이라며 입을 모았다.

'효도밥상'에 고마움을 전한 이는 참여자만이 아니다. 구 관계자는 "참여 어르신의 자녀들이 효도밥상 덕분에 혼자 계시는 부모님 걱정을 한시름 덜게 됐다며 감사 인사를 많이 하신다"라고 밝혔다.

마포구는 2024년, 효도밥상 사업을 더욱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구는 더 많은 어르신이 효도밥상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망원동 소재 유휴시설을 활용해 1,000인분의 식사를 조리할 수 있는 '반찬공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반찬공장에서 조리한 반찬을 제공할 신규 급식 기관 32개소(상반기 16개소, 하반기 16개소)를 올해 추가 모집해 운영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로써 구는 2024년도 말에는 현재의 세 배에 달하는 1,500명의 독거 어르신이 효도밥상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대한민국의 노인자살률과 노인빈곤율이 OECD 국가 중 1위라는 사실은 모두가 직면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초고령화 사회 선제 대응을 위한 노인복지 시스템 마련에 마포구가 가장 먼저 앞장서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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