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뉴스=고병용 기자] 이낙연·이준석 공동대표의 개혁신당이 통합 11일 만에 분당(分黨)했다. 

제3지대 4개 세력(개혁신당·새로운미래·새로운선택·원칙과상식)은 지난 9일 통합에 합의했지만 이낙연 개혁신당 공동대표는 20일 새로운미래 당사에서기자회견을 열고 개혁신당과 결별을 선언했다.

이 공동대표는 이날 김종민 국회의원과 새미운미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실한 통합결정이 부끄러운 결말을 낳았다”며 “다시 새로운미래로 돌아가겠다. 당을 재정비하고 선거체제를 신속히 갖추겠다”고 밝혔다.

이 공동대표는 “국민과 당원 여러분께 거듭 죄송하다”며 “그러나 법적 합당 이전에 신당 판도가 분명해진 것은 불행 중 다행인지도 모르겠다. 불확실성은 긴 것보다 짧은 게 좋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공동대표는 “신당통합은 정치개혁의 기반으로 필요했다. 통합을 설 연휴 이전에 이루고 싶었다”며 “그래서 크게 양보하며 통합을 서둘렀다. 그러나 여러 문제에 부닥쳤다”고 전했다.

이 공동대표는 “통합을 유지한다는 원칙과 통합주체들의 합의를 지킨다는 원칙, 민주주의 정신을 존중한다는 원칙으로 대처했다”며 “그러나 통합주체들의 합의는 부서졌다. 2월 9일의 합의를 허물고 공동대표 한 사람에게 선거의 전권을 주는 안건이 최고위원회의 표결로 강행처리됐다”고 주장했다.

이 공동대표는 “민주주의 정신은 훼손됐다”며 “그들은 특정인을 낙인찍고 머리부터 배제하려 했다. 낙인과 혐오와 배제의 정치가 답습됐다. 더구나 그들은 통합을 깨거나 저를 지우기로 일찍부터 기획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공동대표는 “통합합의 이전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게 됐다”면서 “통합은 좌초했지만 초심은 좌초하지 않고 오히려 굳건해졌다. 초심으로 돌아가겠다. 기득권 정당의 투쟁일변도 정치를 흉내내지 않고 대한민국의 새로운미래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개혁신당은 지난 9일 통합 당시 총괄선대위원장을 이낙연 대표로 한다고 합의했었다. 

개혁신당은 지난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준석 공동대표가 공동정책위의장(김만흠·김용남)과 협의해 4·10 총선 선거 캠페인 및 정책 결정을 한다는 내용의 의결안을 다수결로 통과시켰다. 표결 과정에서 지도부 간 고성이 오간 가운데 특히 새로운미래에서 합류한 이낙연 공동대표와 김종민 최고위원이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퇴장했다.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인 이낙연 공동대표가 선거 정책 지휘 전권을 가져야 한다며 강하게 반발한 것이다.

이준석 공동대표가 공동정책위 의장과 협의해 총선을 지휘하는 안건을 처리함으로 사실상 총선 캠페인, 정책 결정을 이준석 공동대표에 위임한 것이다.

개혁신당 최고위는 이낙연·이준석 공동대표, 양향자 원내대표, 김종민·조응천 의원, 금태섭 전 의원 등 6명으로 구성돼 있다. 해당 안건은 이준석 공동대표, 양향자 원내대표, 조응천 최고위원, 금태섭 최고위원의 찬성으로 의결됐다.

김 최고위원은 의결 직후 기자에게 “선거운동 전체를 이준석 개인에게 맡기는 건 민주정당에서 가능한 일이 아니다”라면서 “이건 전두환이 지금 나라가 어수선하니 국보위(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어 여기에 다 위임해달라고 국회를 해산한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다. 

개혁신당은 지난 15일을 기준으로 현역 의원 5명을 확보, 정당 보조금 6억6000만원을 받았다. 개혁신당 통합이 깨지면서 이낙연 대표 측 현역인 김 최고위원이 동반탈당으로 현역 의원은 4명으로 줄어들었다. 

이준석 공동대표는 입장문에서 “탈당하는 의원이 생겨 의석수가 5석 미만이 되면 보조금 전액을 반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개혁신당은 오는 25일 통합 전당대회를 열기로 한 상태인데 이낙연 대표의 탈당으로 당이 거센 소용돌이에 빠져들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