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뉴스=조승원 기자] 민주노총 마트산업노동조합 이마트지부(이하 이마트노동조합) 소속 100여 명의 조합원이 27일 서울 이마트 본사 앞 집회를 개최해 이마트의 일방적인 복지제도 감축 및 구조조정 시행에 규탄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이마트는 2월23일 1분기 전사 노사협의회를 개최해 도수치료, 체외충격파, 증식치료 및 유사 비급여 치료 항목에 대해 4월 1일부터 의료비 지원을 중단한다 협의하고 공지했다.

이마트노동조합은 2019년 마트노조에서 대형마트 노동자 5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근골격계 질환 실태조사를 보면 설문 인원 70%가 근골격계 질환으로 병원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다. 답했다며, 이번 복지제도 축소는 근골격계 질환이 만성적인 사업장에서 대표적인 근골격계 치료 항목을 지원 제외하겠다는 것으로 회사를 위해 뼈 빠지게 일하다 아픈 사원들을 나 몰라라 하는 것과 다름없다 밝혔다.

또한 노조는 의료비 지원 등 회사가 정한 복지 규정은 회사 사규로서 취업규칙에 해당하며, 이를 불이익하게 변경하려면 과반수 노동조합의 동의, 전체 근로자 과반의 동의를 얻어야 함에도 이마트는 노사협의회의 협의만 거쳐 일방적으로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을 진행하고 있다며 복지제도 감축 계획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법적 대응도 고려 중이라 이야기했다.

이마트노동조합은 이마트는 이미 노사협의회 제도를 이용하여 연차, 휴일 대체 합의를 진행해 매년 전 사원의 휴일근로 수당과 휴일에 쉴 권리를 빼앗아 왔다고 이야기하며, 이젠 그것도 모자라 노사협의회 제도를 악용해 복지 규정 후퇴까지 감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가 제공하는 고용 형태 공시를 통하면 이마트 전체 직원은 2023년 3월 기준 25,761명으로 전년 동월 기준 27,033명에서 1,272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5년 전인 2018년 동월과 비교를 한다면 5,055명이 감소한 것으로 매년 천명 이상의 인원이 자연 감소 되고 있는 것이다. 

“이마트는 2018년 이후 개인 사정 및 정년으로 인한 퇴직자가 발생 시 인원 채용을 하지 않고, 신규점포 출점 시 기존 점포 사원의 전배로 메꾸고 있어 현장은 이미 만성적 인력 부족 상태”라고 이마트노동조합은 밝혔다.

실제로 이마트 점포 총수는 2018년 158점에서 2023년 155점 단 3곳만 줄어든 상태로 각 점포의 인력이 대폭 감소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마트는 2011년 분사 이후 2023년까지 별도 기준 총 6조 2천억의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으며, 2023년 역시 별도 기준 1,879억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마트의 위기는 무리한 사업확장, 본업과 무관한 인수·합병 등 무책임한 경영을 지속한 오너일가에게 있다며, 희망퇴직과 복지축소 등으로 책임을 회피하지 말라”고 노조는 이야기했다.

2023년 연결 기준 사상 첫 적자를 기록한 이마트의 수장 정용진 회장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별도 기준 1,879억의 성과를 냈다며 전년 대비 2.3% 인상된 보수를 받아 갔다. 이마트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오너일가 정재은, 이명희 명예회장은 2023년 61억의 보수를 받았다. 2018년부터 지난 6년간 오너일가 3명이 받아 간 배당금과 보수는 무려 1,530억에 달한다. 4년 가까이 대표이사 자리를 역임한 강희석 전 대표는 퇴직금으로만 17억을 받아 갔고, 지난 임원 인사에서 해촉된 임원들은 아직도 고문, 자문이라는 이름으로 회사에서 보수를 받아 가고 있다.

최근 상위 20대 그룹의 등기임원 보수를 분석한 결과 신세계 그룹이 등기임원과 직원의 평균 연봉 격차가 가장 큰 기업으로 선정됐다. 노조는“회사가 어렵다고 이야기하면서 오너일가와 고위경영진들은 매년 돈 잔치를 벌이며 어떠한 책임지는 모습도 보이지 않고 있다. 회사의 체질 개선은 바로 이곳부터 시작해야 한다. 지금 즉시 구조조정을 멈추고 부족한 현장 인력을 충원하라”라고 밝혔다.

지난 3월12일 정용진 회장은 전략회의를 열어 ‘신상필벌’을 강조하며, 실적이 부진한 CEO를 즉각 교체하겠다고 밝혔지만, 본인은 제외된 ‘신상필벌’을 임직원들이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 정용진 회장이 ‘보수는 많이 받고 책임지지 않는 경영자’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선 반드시 등기이사로 복귀해 책임지는 경영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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