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서울역 역사...

저녁이 밤으로 넘어가는 가슴이 따듯해지는 시각에

소주에 알딸딸하게 취한 노숙자들이

군데군데 모여 이야기 꽃(?)을 피운다.

안녕하세요...??   노숙 요정 미수다 사유리 입니다.

인자한 얼굴에 흰머리가 덤성덩성하게 난 80대 대장

노숙자가 빙 둘러 앉은 대원중

새파랗게 젊은 20대 젊은이에게 묻는다.

대 장 : 자네는 어쩌다 노숙자가 되었는가????

20대 : (머쓱한 표정으로)

마누라에게 반찬 투정을 하다가 쫓겨났습니다.

옆에 있던 30대가 호사스럽다는 듯 눈을 흘기더니 한마디 툭!! 던진다.

30대 : 나는 밥이 질다고 투정하다가 쫓겨났는데

자네는 나보다 더 심했군!!!!

우리집엔 방이 없어요!!  그러니까, 오지 마세요...  절대루...

이 말은 들은 40대가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한마디를 거든다.

40대 : 그 정도면 자네들은 행복 했던거여.....

나는 묻는 말에 늦게 대답했다고 쫓겨 났어...

그러자 듣고있던 50대가 한숨을 폭~ 쉬며 하소연한다.

50대 : 내는 마누라가 마실갔다 오기래 "어데 다녀 오시니껴?" 하고

그것도 두 손으로 맞잡이 해가 공손하게 이바구 했는건데 

물어 봤다꼬... 집안 분위기 망친다꼬 쫓겨 났는기라.

하고 말하자 옆에있던 60대 노숙자가 혀를 끌끌차며

눈을 스르르 감고 말한다.

60대 : 허허... 어찌 그런 심한 말을 할 수 있나? 

자네도 보기 보담은 용감한데가 있구면....

나는 소파에 같이 앉아 TV를 보았다는 이유로 쫓겨 났다네...

소파 아래에 앉지 않고 같이 앉으면

동급으로 취급된다나 어쩐다나 하면서...

우린 늙어서 추워에 못견딘다우...  그래서 호텔에서 노숙해요...  특급실루다가...

60대가 눈물을 찔끔거리자, 70대 노숙자가 한마디 거든다.

70대 : 휴~.... 옛날의 내 청춘이 그립구만...

나는 할망구하고 눈 마주쳤다고 쫓겨났다네... 휴~~

하고 넉두리 하자 잠자코 듣고 있던 90대 노숙자 왈

90대 : 그래도...  자네들, 아직은 행복한게야....

 나는 할망구가 빨리 죽지않는다고 나가서 죽으라고 쫓아 냈다네....

한시간만 노숙하고 가야지...   준비해놔야 나중에 견디지...  암!!

이런 말 하면 집에서 쫓겨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