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맨틱 코미디 ‘밤의 여왕’(감독 김제영)의 한 장면.
지난 16일 서울 압구정CGV에서 제작보고회를 가진 로맨틱 코미디 ‘밤의 여왕’은 남녀 주연 천정명(33)과 김민정(31)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

2005년 SBS TV 드라마 ‘패션 70’S’에 이어 8년 만에 한 작품에서 재회한 작품인 동시에 오랜 우정을 바탕으로 ‘찰떡 궁합’을 과시하기 때문이다.

잘 자라나준 아역 스타 출신 김민정은 ‘패션 70’S’에서 여주인공 ‘고준희’를 맡아 또 다른 여주인공 ‘더미’ 이요원(33), 남주인공 ‘김동영’ 주진모(39)와 공연했다. 당시 천정명도 주연급인 ‘장빈’이었지만 신인으로서 파격 발탁된 경우라 이들에 비한다면 중량감은 다소 부족했다.

김민정이 “사실 드라마를 찍을 때는 (천정명) 오빠가 워낙 신인이라 친하게 지내지는 않았다”고 털어놓았을 정도다.

이 드라마에서의 호연을 발판으로 스타로 발돋움한 천정명과 아역 이미지를 훌훌 털어버리고 성인 연기자로 자리매김한 김민정은 드라마를 통해 친해져 지금까지 우정을 나눠오고 있다. 그러나 한 번도 공연하는 일은 없었다. 두 사람 모두 그간 TV 드라마와 영화 등 장르 불문, 왕성히 활동해온 것치고는 신기한 일이다.

시나리오를 쓰고 메가폰도 잡은 김제영 감독이 “두 사람이 8년 전 드라마를 함께했다는 것을 캐스팅을 마친 뒤에 알았다”고 털어놓은 것이나 김민정이 “드라마 끝나고 친해져서 가끔 보고, 밥도 먹었다. 둘이 ‘우리 언제쯤 작품을 같이 할 수 있을까’ 했다. 그런데 이제야 다시 만나 함께 작품을 하게 됐다. 정말 반가웠다”고 말한 것이 실감날 정도다.

작품 안에서는 오랜만에 만났지만 작품 밖의 깊은 인연 덕에 두 사람은 스스럼 없었다. 당초 시나리오에 없던 두 사람의 키스신이 시도될 수 있던 것도 그런 편한 둘의 사이가 계기가 됐다.

김 감독은 “본래 키스신이 없었다. 그런데 현장에서 천정명이 키스신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아이디어를 내더라. 찍어보니 재미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친한 것이 키스신을 오히려 어렵게 했다.

다만 김민정은 “나는 편안하게 촬영하려고 했는데 오빠가 머뭇거리는게 느껴졌다”며 “나는 가만히 있고 오빠가 키스를 하는 입장이라 더 쑥스러워 한 것 같았다”고 해석해 좀 더 과감한 모습을 보였다.

키스신은 김민정이 실제 ‘밤의 여왕’이라도 된 것처럼 천정명에게 “막 해”라고 주문하면서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그렇다면 현실에서 친하게 지내오다 마침내 극 중 부부 연기까지 펼치게 된 결혼 적령기의 이들 청춘 남녀가 실제 연인으로 발전될 가능성은 있을까.

여자로서의 김민정에 관한 질문을 받은 천정명은 “민정씨는 8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아서 좋다. 달라진 건 나이를 먹은 것 뿐이다. 외모는 더 여성스러워졌다”며 “여자로 본다면 좋은 여자친구가 될 것 같다. 여자로서의 다른 매력이 있을 것 같다. 웃는 걸 보면 굉장히 귀엽고 사랑스럽다”고 답했다. 해석에 따라 묘한 기류가 흐를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러나 김민정이 천정명에 대해 “남자로서는 조금 더 만나 봐야 알 것 같다. 호호호”라고 바로 일축해 버리면서 두 남녀는 다시 좋은 오빠와 동생 사이로 돌아가 버렸다.

‘밤의 여왕’은 소심한 성격의 남편 ‘영수’(천정명)이 현모양처 아내 ‘희주’(김민정)의 심상치 않은 과거 사진을 우연히 발견한 뒤 아내의 ‘흑역사’를 파헤치는 과정을 그린다. 천정명, 김민정 외에 김기방(32) 이미도(31) 등이 출연한다. 김정태(41) 배성우(41) 한정수(40) 김성은(30) 유인영(29) 등이 우정 또는 특별출연으로 힘을 보탠다. 영화사 아이비전, 밤의여왕문화산업전문회사 제작, 인벤트 디 배급으로 10월17일 개봉.



 

저작권자 © 전국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