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7일) MBC ‘PD수첩-4대강 6m의 비밀’편이 결국 불방

어제(17일) MBC ‘PD수첩-4대강 6m의 비밀’편이 결국 불방 되었다. 소규모 자연형 보 설치를 중심으로 한 국가균형발전위원회의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가 운하를 닮은 대형 보 건설 위주의 마스터플랜으로 변경되는 과정에서 청와대와 국토해양부 관계자가 참여한 ‘비밀팀’이 개입했다는 의혹에 관한 내용이었다.

 

방송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가 사전에 배포되자 국토해양부는 허위사실이 포함돼 있다고 주장하며 서울남부지법에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그러나 이는 소명 부족을 이유로 기각 당하였다. 법원의 이러한 결정에도 불구하고 방송 직전 김재철 사장을 비롯한 MBC 경영진이 ‘보류’ 결정을 내리고 불방 시키자 논란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2010년 대한민국 사회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 이명박 정권 아래에서 황당한 일이야 숱하게 있어왔지만 매번 상식을 뛰어넘는 새로운 사건들로 시민의 허를 찌르는 대담함에는 감탄을 금할 길이 없다.

 

그러나 이번 PD수첩 불방 사건에서 정부나 MBC가 기대한 것이 과연 국민의 알 권리를 무시하고 억지로 못 보게 하면 의혹이 덮여지리라 예상한 것인지 의문이다. 국토부의 방송금지가처분신청과 법원의 기각 결정 등 일련의 해프닝은 PD수첩의 내용에 관한 호기심을 더욱 크게 만들었고 오히려 시민들로 하여금 ‘본방을 사수’하자는 결의를 모아내게 만들었다.

 

그런 상황에서의 불방 결정은 오히려 시민들의 분노를 촉발시키고 의혹을 일파만파 확장시키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17일 밤 PD수첩에서 무슨 내용의 방송을 할지 몰랐던 사람들도 이번 사건으로 인해 새롭게 알게 된 경우도 적지 않을 것이다.

 

국토부의 주장대로 비밀팀은 존재하지 않았으며 방송내용이 허위사실일 뿐이었다면 이렇게 민감한 모습을 보이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이렇게 사건을 커지게 만들 것이 아니라 오목조목 해명하는 것이 더욱 명확한 대응이 되었을 것이다.

 

진실은 결국 밝혀지게 마련이니 비판의 화살은 거짓을 말한 쪽으로 향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을 단순한 불방 사건으로 치부하기에는 국민의 의혹과 분노가 너무 크다.

 

국민의 알 권리를 무시하고 기만한 MBC는 즉시 사과하고 방송 보류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 PD수첩을 계획대로 방송하여 진실을 규명하는 것만이 공영방송의 본분이 될 것이며, 4대강 사업을 둘러싼 의혹을 투명하게 해결하는 길이 될 것이다.